■선도어가 탐방/ 소안면 구도 미래수산
밀식 지양, 양식장 휴식년제 실시 가두리 2열 배치로 생육환경 개선
수온, 조류, 먹이 연구에 열정 쏟아
구도, 전복양식에 최적의 조건

화흥포항에서 배로 40분여 분을 달려 노화도 동천항에 닿는다. 섬에 가까워질수록 짙푸른 바닷물과 대조되는 하얀 학처럼 위용을 드러내는 다리는 소안대(1)교. 노화도와 소안면 구도를 잇는 연도교다.

연도교 좌측 끝에 매달려 있는 듯, 바다 가운데 하얀 파도가 모이는 섬. 그림처럼 떠 있는 섬이 구도(鳩島).

배가 구도교 아래를 통과하자 이어 눈길을 끄는 것은 섬 주변을 휘돌아 드넓게 펼쳐지는 전복 가두리양식장이다. 이곳 소안도와 노화도 해상은 수온과 수심, 조류의 흐름이 전복 양식을 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미래수산 허토옥(56) 대표는 구도 출신으로 고향에서 35년째 수산양식업에 종사하고 있다. 1980년대 초 완도수산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어린나이에 김 양식업에 뛰어들었다. 1990년대 전복 양식업으로 전환했다. 채롱식 양식과 육상수조식 양식 방식을 거쳐 오늘의 가두리 양식까지 두루 섭렵한 양식 전문가가 됐다.

“폐사로 실패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어요. 실패를 거울삼아서, 아니 디딤돌 삼아서 다시 일어섰지요.”

전국의 전복 생산량 80%를 차지하는 완도가 전복 양식업에서 이러한 경쟁력을 갖추기 까지 그 속내는 얼마나 많은 어민들의 피땀이 서려 있었는지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허 대표의 노력과 피와 땀도 가두리 양식장 속에 어지간히 녹아 있을 터.

현재 미래수산 가두리 양식장의 규모는 1,200칸(1칸의 크기는 2.4m X 2.4m). 연간 생산량이 20톤에 이른다.

생육기간 단축으로 양산체제

미래수산이 갖춘 경쟁력은 전복 생육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킨데 있었다. 보통은 치패 입식 후 3년이 지나야 성패를 출하하지만, 미래수산 허 대표는 그 기간의 절반을 단축시켜 1년 6개월 만에 성패를 출하하고 있다.

그 비결을 묻자 “수온 연구, 먹이 연구, 조류 연구...”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었다. “밀식을 지양하고, 양식장의 휴식년제 실시와 가두리 2열배치가 주효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기존 4열 배치 가두리를 2열로 재배치하여 조류 흐름을 원활하게 함으로써 생육환경을 개선시켰다. 타 어가의 가두리도 모두 2열 배치하도록 지도했다.

전복이 집단폐사 하는 아픔을 겪으며 그는 수온과 수심, 그리고 조류 흐름을 연구했다. 또 좋은 먹잇감, 미역과 다시마는 어떻게 키워내야 하는지를 연구했다. 치패의 양을 적절히 조절하면서 밀식을 하지 않았다. 그는 한 발 더 나아가 가두리 양식장의 휴식년제를 철저히 실시했다.

깨끗한 바다에서 좋은 먹이를 먹고 자라니 전복의 품질이 높을 수밖에 없다. 이렇게 자란 전복은 맛과 품질 면에서 자연산과 크게 다르지 않다.

생육기간을 단축시킴으로써 생산량이 늘고, 소득 또한 늘 수밖에. 이렇게 양산체제가 소득증대로 이어지면서 어가 경쟁력 또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지역주민 협조가 이뤄낸 결실

허 대표는 “저 뿐만 아니라 어촌계와 주민들이 소득증대를 위해서 서로 협조하고, 각고의 노력을 쏟았기 때문에 이뤄낸 결실입니다.”라고 말했다. 한 가지 더 덧붙였다. “행정기관의 협조 덕분에 어장에 대한 복합면허를 취득할 수 있었고, 따라서 안정적인 수산양식업을 할 수 있었습니다.”

소안도와 구도 주민들의 화기애애한 이웃 간의 정과 화합 정신도 빼놓을 수 없다. 2000년대 허 대표와 비슷한 연령대의 청년들이 돌아가면서 마을이장을 맡았다.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봉사하면서 많은 일들을 해냈다. 격년제로 개최하는 소안항일문화축제를 발전시킨 주인공들이기도 하다.

허 대표 역시 한창 때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많은 봉사를 했다. 소안수협 최연소 대의원과 이사를 역임했고, 해양경찰청장상 수상, 수산경영인협회장상 수상 등 적잖은 수상 경력이 그동안의 노고를 말해준다.

평생 바다를 직장으로 여기며 성실하게, 부지런히 살아 온 허 대표. “앞으로 더욱 연구하고 노력해 소안도 전복의 품질 향상을 위하고, 전복산업 발전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구도~소안도 연도교 착공 전망

구도의 지명에 대해서는 섬의 모양이 비둘기를 닮았다 하여 구도(鳩島)라 불렀다는 설과 섬주변에 비둘기가 많아 구도라 칭하였다는 설이 있다.

2017년 노화도와 구도를 연결하는 연도교가 개통됐다.

노화도~구도 다리가 놓이면서 공동생활권인 노화, 소안, 보길 등 3개 읍면의 교류가 활발하다. 완도군은 구도와 소안도 간 연도교(소안대(2)교) 공사도 조만간 착공할 것으로 보인다.

구도와 소안도가 연결되면 노화도-소안도-보길도가 단일 생활권으로 통합돼 식수난, 교통난 해소는 물론이고 교육환경 개선, 의료 지원 등 주민들의 숙원도 풀려 소득 증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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