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문인협회 제3회 해양문학 심포지엄 개최

▲ 완도문인협회 주관 ‘완도와 유배문학 심포지엄’이 지난 달 27일 오전 10시 완도군민회관에서 열렸다.

완도문인협회가 주관한 ‘완도와 유배문학 심포지엄’이 지난 27일 오전 10시부터 완도군민회관에서 열렸다.

문용국 전남문인협회장을 비롯한 전국 각 지역 문화예술인사와 완도문인협회 회원, 김동교 완도군번영회장을 비롯한 지역주민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행사는 1부 개회식, 2부 완도와 유배문학 심포지엄, 3부 제4회 전국 시낭송대회로 나뉘어 약 2시간 동안 진행됐다.

문용희 완도문협 지부장은 인사말에서 “한국의 최남단 완도에 오신 여러분 모두를 가슴 뜨겁게 환영한다”고 말한 뒤 “완도를 찾아 주신 문우님들께 감사드리며, 기왕 완도에 오셨으니 싱싱하고 풍성한 수산물과 넉넉한 시골인심의 장보고 고장에서 꼭 장 장 보고 가시라”고 말했다.

문정권 예총 완도지회장은 격려사에서 “오늘 한국문학인과 완도군민이 함께하는 해양문학 심포지엄과 제4회 전국 시낭송대회가 행복한 만남의 시간이 되시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2부 심포지엄에서 <전남 지역 해양문학의 뿌리와 현재>를 주제로 첫 발제에 나선 노창수 평론가는 “예로부터 섬 지방은 정치적 유배지역으로 그들 지식인이 남긴 문학작품이 많았던 점도 해양문학의 발달에 한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 평론가는 “해양문학을 발전시킨 직접적 동력은 무엇보다 이곳에 대대로 뿌리박고 살아온 민중들에 의해 자생적으로 구비 전승되어 온 구비문학에다 연원을 두어야 할 것이다”면서 “완도에 민중 어로요(漁撈謠) 나 민중 해양설화가 수많은 적의 외침에도 사라지지 않고 그 맥을 면면이 이어온 게 자생의 이유이다”고 밝혔다.

그는 또 “위세보의 금당별곡은 완도의 금당도를 소재로 하여 창작된 전남 지방의 유일한 해양가사이다”고 강조하면서 ‘대자연을 대하는 자세가 초연하고, 바다를 경이로운 눈으로 바라보며 환상적인 세계로 그려내고 있는 이 노래’는 “장흥에서 완도까지 가는 바닷길을 묘사한 기행이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금당별곡은 대부분의 해양가사가 유배길이나 표해로 인하여 현실적 고난 격랑을 헤쳐 가는 고투로 써진 것에 반하여, 그런 유배길이 아닌, 유람 차원의 느긋한 마음으로 완도를 답사한 시정을 드러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진유의 속미인곡에는 완도와 장흥, 강진을 무대로 한 대목이 있으며, 안조환의 만언사(萬言詞) 에는 완도를 거쳐 남해안을 지나며 보이는 풍경을 노래한 대목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노창수 평론가는 “최근 환경 보존이라는 운동과 더불어 생명의 연원을 자연, 특히 바다에서 찾으려는 움직임이 있어 이 방면의 문학작품을 의도적으로 창작하는 전남지역의 작가나 시인들이 많은 것은 퍽 고무적이다”면서 “완도 문인들은 해양 관련 문화소유를 자랑스럽게 알아 이의 자료를 다투어 발굴하고, 또 그것을 바탕으로 차원 높은 해양문학을 창작 발전시켜 나가는데 한 몫을 다 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유배의 섬 완도(신지도)와 이세보의 시조문학>을 주제로 두 번째 발제에 나선 박형동 시인은 “신지도는 많은 벼슬아치들이 유배되어 온 섬이다. 그 중 이세보는 조선의 25대 임금 철종 때 관료사회의 부정부패와 백성들의 참상을 가져온 안동김씨의 세도정치를 과감하게 비판하다가 신지도로 유배를 오게 되었다”며 이세보가 신지도로 유배되어 온 역사적 배경을 설명한 것을 시작으로 정호, 김성탁, 윤행임, 지석영, 원교 이광사 등이 신지도로 유배를 온 이후 시조와 서예, 기문과 서문 등의 저술, 종두법과 의학서 저술 등을 활발히 한 점을 밝혔다.

특히 박 시인은 “우리 시가 사상 가장 많은 시조를 쓴 작가 경평군 이세보는 7종의 시조집에서 총 작품 463수를 남겼는데, 그 중 연시조 또는 연작시조로 지은 작품이 많았으며(422편), 주제별로는 유관시조를 묶어 배치했고, 새로 창작한 작품을 통해 시조집 전체가 연작적 질서를 갖게 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박 시인은 “완도는 많은 유배자들의 흔적들이 골 깊게 남아있는 곳이다”면서 “따라서 문화와 관광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다소간의 투자와 노력이 필요하더라도 완도 유배문화, 또는 유배문학에 대한 깊은 관심으로 관광객들의 눈길과 발길을 사로잡을 수 있는 문화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완도문인협회는 ‘해양문학의 뿌리를 찾아서’라는 기획으로 3회째 개최한 심포지엄에 이어 이 날 오전 11시부터 약 1시간에 걸쳐 같은 자리에서 제4회 전국시낭송대회를 개최했다. 또 행사장 주변에는 완도문협 회원들의 시화 작품을 게시해 문학 축제장의 분위기를 조성했다. 전국 각 지역에서 대회에 출전한 8명의 시낭송대회 결과 대상은 노경호씨, 금상은 신은호씨가 각각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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