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열 완도군농업기술센터 소장

한반도 주변 해수 온도가 예년보다 높은 이상 기상 현상이 나타나면서 농번기 비가 오지 않는 가뭄이 계속되고 있다. 이미 모내기를 끝낸 어린모는 물론 본밭에 아주심기(정식)를 마친 밭작물도 먼지가 흩날리는 농경지에서 바싹 타들어가고 있다.

올해 봄철 극심한 가뭄은 한반도 동해와 서해의 바닷물 온도가 예년 평균에 비해 5도 이상 높은 상태가 이어지면서 기압 배치 변화로 인해 비가 내리지 않는 이유이다. 이런 이상 기상 때문에 장마 역시 늦어지거나 약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측되어 가뭄은 상당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완도기상대에 따르면 완도 강수량은 최근 1개월 101.2mm로 전년보다 267.4mm적고, 평년보다 129.4mm 적었으며, 평균저수율도 69.1%로 평년보다 10.9% 낮아 가뭄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모내기가 끝난 논에 어린 벼는 뿌리를 제대로 내리지 못하고 간척지의 벼는 물의 염도가 상승해 벼를 심은 농가 상당수가 염해를 입거나 말라죽었으며, 밭에서는 고추, 고구마, 콩, 녹두 등의 작물이 시들어 온전한 생육과 작황을 기대하기 힘들다.

이런 가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행정기관과 지도기관, 농업인의 피해 극복을 위한 적극적 노력이 필요하다.

행정기관은 용수부족지, 관수불가능지역 등 취약지를 파악하여 양수 및 급수대책을 강구하고 영농기이전 농업용수 개발사업을 완공하는 등 농업용수 개발과 확보에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며, 매년 쌀 재고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쌀 생산량 조절을 위해 봄철 농업용수의 상당부분이 집중되고 있는 논농사를 타 작물로 전환하는 정책을 서둘러야 한다. 아울러 이에 따른 농업인 소득보전과 지원 방안도 뒤따라야 할 것이다.

지도기관은 가뭄 피해 최소화를 위한 대농업인 현장기술지원단을 운영하여 가뭄 상습지역 못자리 집단화 및 건답직파 유도, 모노화 방지 대책 강구, 모내기 불가능 농의 대파계획 수립, 벼 원예작물 등 병해충 예찰 및 방제 추진 등 물 절약 작물재배기술 확산을 위한 기술지원과 양수장비 점검 및 농기계 순회수리 지원에도 적극 노력해야 한다.

농업인은 해빙 즉시 비닐 깔기, 논물 가두기를 조기 실시하고, 양수장비 점검과 확보, 대파용 종자 및 대체작물재배 계획을 수립하는 등 사전 대책을 마련해야 하며, 가뭄 발생시에는 논 물 걸러대기, 배수로 볏짚, 유기물 피복 등으로 수분 증발 억제, 시설작물 점적관수 등 절수재배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이미 상시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이상기후에 뒷북을 치기보다는 해수담수화 시설의 확대와 농업용수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한 저류지 신설 등 식수 및 농업용수 확보를 위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

지구 온난화와 농산물 개방 등으로 이중삼중 어려움에 처한 농업인들의 타들어 가는 가슴을 촉촉하게 적셔 줄 단비를 손꼽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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