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망산과 완도공원으로 오르는 산길을 부르는 이름으로 객사재와 함께 널리 불린다. 옛적에는 객사등으로 더 많이 불리다가 현재는 객사재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이곳은 가리포진의 객사가 있는데서 유래한 지명이다. 한 때 이곳 객사 터에는 일본인 공립심상소학교가 자리 잡았으나 해방 후에는 완도교육구청 등으로 이용되다가 지금은 완도군립도서관이 들어서 있고, 객사 일부와 외삼문만이 남아 그나마 객사등이라는 이름값을 하고 있다.

객사 외삼문에 쓰인 ‘호남제일번(湖南第一藩)’이라는 간판은 196대 첨사 홍선이 가리포진이 독진으로 승격한 것을 기념해 빗자루로 쓴 것이라 전한다. 당시 수군진 중에서 독진은 압록강 하구 신도진(薪島鎭)에 이어 조선에서 두 번째였다니 빗자루에 먹물을 듬뿍 찍어 호기롭게 현판을 휘갈겨 써 내린 홍 첨사의 기쁨을 어렴풋이나마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앞서 밝혔듯이 청해관 객사는 일본제국주의 식민지시절 일본인들에 의해 옥호가 버려지고 ‘심상소학교’라는 생뚱맞은 현판이 그 자리에 내걸렸으나 지난 2001년에 신지도에서 19년간 귀양살이를 한 원교 이광사 선생의 서체를 집자해 100년 동안 잃어버린 제 이름을 다시 걸어 지금에 이른다.

군립도서관 뒤로는 지금은 개포리로 신축 이전한 완도문화원까지 세워져 완도읍 주민들에게 객사등은 휴식 등 문화생활을 위해 자주 오르내리는 친숙한 곳이다. 객사등에서 바라보면 읍내 주요 지역이 내려다보이고, 주도와 완도항 인근 바다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어 완도읍 주민들에게는 친숙한 쉼터 중 하나로 손꼽기에 충분한 곳이다.

또한 객사등은 완도읍 시가지에서 완도공원을 이루는 뒷뫼와 충혼탑, 서망산으로 오르는 길목이다. 동백나무가 무성한 수많은 계단을 따라 서망산에 오르는 길가에는 선정을 베풀고 떠나간 절제사 명선욱 철제 불망비가 서 있다. 이 일대는 충혼탑과 서망산, 남망산을 거쳐 동쪽 도린뫼에 이르는 옛 가리포 석성 흔적들도 세월을 이긴 채로 군데군데 남아 있어 청해진과 가리포진의 역사적 풍미도 느껴볼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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