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원 완도군 주민복지과

단돈 100달러로 주식투자를 시작해 세계 최고의 갑부가 된 위런 버핏은 608억 달러 우리돈으로 70조원의 재산을 가진 세계 3번째의 갑부이자 20세기의 가장 뛰어난 투자실력과 기부활동으로 유명하다. 여섯 살 때 껌과 콜라를 팔아 돈을 벌어 열한 살 때 주식에 투자해 서른두 살에 억만장자 대열에 합류했고 2006년에는 전 재산의 85%를 기부하겠다고 발표하여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던 인물이다.

억만장자들이 피땀 흘려 모은 재산을 아낌없이 사회에 환원하는 이유는 뭘까? 사실 어렵게 모은 재산을 내놓은 게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도 ‘아름다운 기부자’들은 자신에게 쓰는 돈은 아까워하면서도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선뜻 재산을 내놓는다.

지난해 미국의 경우 40여명이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한 돈을 다 모으면 최소 175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세계인들은 또 놀랐다. 이런 기부운동을 주도한 워런 버핏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창업자인 빌게이츠와 함께 기부운동을 전 세계로 확산시키고 있다. 중국과 인도의 부자들과도 만남을 주선하고 있는데, 유독 우리나라 부자들과의 소통이 있다는 말은 아직 들리지 않는다. 한국에는 갑부가 없다는 것일까? 최선의 해법은 부자들이 팔 비틀리기 전에 알아서 돈을 내놓는 것일 테다. 세금이 아닌 기부로 사회적 갈등을 풀어야 한다는 얘기다. 다행히 미국은 그런 부자가 많기 때문은 아닐 것이다.

워런 버핏의 자선전에 재미있고 흥미로운 내용이 있다. 매년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버핏은 회장으로서 마이크를 잡고 연설을 한다. 일반인들은 마이크가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시행하기 위해 마이크 앞에서 ‘원, 투, 쓰리 테스팅, 테스팅’이라고 하지만 그는 ‘원 밀리언, 투 밀리언, 쓰리 밀리언, 테스팅, 테스팅’이라고 한단다. 뭐든지 크게 보라는 얘기다.

일찌감치 재산의 99%를 선뜻 내놓기로 한 버핏의 변이 또 정곡을 찌른다. “1%보다 많이 쓴다고 나와 가족들이 더 행복해지진 않는다. 그러나 나머지 99%가 다른 사람들의 복지엔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저 혼자서 잘 나서 번 돈이 아니니 사회에 돌려주는 게 지당하다는 소리다.

이렇게 ‘소득 불평등이 최악인 나라’ 미국은 아낌없이 베푸는 부자들의 나라인 덕분에 큰 탈 없이 굴러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에서 둘째로 소득 불평등이 심한 우리나라는 어찌해야 할까.

최근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선진화 수준은 OECD 30개국중 24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회지도층의 솔선수범을 의미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30개국 중 30위를 차지했다. OECD국가들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국가는 스웨던과 덴마크 그리고 미국이었다.

사회가 어려울수록 기부를 통한 나눔문화가 절실하다. 빈부의 격차가 더욱 심해지고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계층이 많다. 기부를 통한 나눔은 사회양극화의 그늘을 줄이는 데 묘약이 될 수 있다. 나눌수록 고통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웃 사랑의 느낄 수 있을 때 사회통합도 가능해진다.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유지·발전시켜 나가는 데도 기부문화가 필요하다.

우리 지역도 활력을 잃지 않고 건강하려면 기부문화가 지역사회 전반으로 확산돼야 한다. 지난해 우리군에서는 비수급 빈곤층 및 사회적약자에 대한 폭넓은 도움을 펼치기 위해 ‘완도군 행복복지재단’을 출범했다. 행복복지재단의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군민들의 자발적인 후원이 있어야 한다. 우리군민 모두가 행복복지재단의 후원자가 되어 1년 365일 기부를 통한 나눔을 실천한다면 우리지역사회를 더욱 훈훈하게 만들 것이다.

남을 도우면서 느끼는 기쁨은 스스로에게 줄 수 있는 큰 선물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사회가 어려울수록 이웃사랑의 실천은 절실하다. 우리 지역 전반으로 기부와 나눔 문화가 더욱 확산되길 기대한다. 남을 돕는 것이 결국 나를 돕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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