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재 완도군청 환경산림과 산지보호담당

 

늦겨울 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지만 봄이 시작된다는 입춘(立春)이 지나면서 강한 바람과 함께 건조한 날씨로 인해 산불 발생의 위험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양지바른 곳은 벌써부터 새싹이 돋기 시작하고 매화나무도 꽃망울을 터트릴 기세다.

매년 이맘때면 반갑지 않는 산불이라는 손님이 찾아오곤 한다. 또한 산불조심 이라는 단어가 많은 이들의 입에 회자되고 각종 신문, 방송 등 언론매체에서 자주 접하게 된다.

우리군 또한 반갑지 않는 손님을 위해 11월 1일부터 이듬해 5월 15일까지 산불조심 기간으로 설정하고 산불 없는 원년을 만들고자 산불방지종합대책본부를 설치·운영 하는 등 단 한건의 산불도 발생하지 않도록 전 행정력을 동원하여 산불과의 전쟁이다는 각오 하에 다양한 산불방지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대륙성 기후의 영향으로 늦겨울과 봄철의 산림내 상대 습도가 낮아 바싹 마른 낙엽과 건초 등에 산불이 발생하기 좋은 여건을 가지고 있다. 특히 겨울가뭄이 장기간 계속되고 봄철 건조기마저 겹치게 된다면 산불발생 위험은 최고조에 이른다.

최근 10년간 산불현황을 보면 평균 49건에 38ha의 산림이 매년 잿더미로 변화고 있다. 발생 원인으로는 입산자 실화와 논. 밭두렁, 쓰레기 소각에 의한 산불이 71%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 또한 대부분 부주의 산불로 2∼4월중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특히, 다가오는 본격적인 영농 철을 맞이하여 무분별한 논. 밭두렁 소각, 농산폐기물 소각에 의한 산불 발생이 우려될 뿐만 아니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아무리 애써 가꾼 산림도 산불이 나면 한순간에 잿더미로 변해 이를 다시 원상복구 하는데는 40년에서 100년이라는 긴 세월에 걸쳐 막대한 노력과 비용이 투자되어야 한다.

조금만 관심을 갖는다면 귀중한 생명과 재산을 모두 보호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를 위해 산행시는 입산통제, 등산로 폐쇄 여부를 확인하고 산불 위험이 높은 통제지역에는 산행을 하지 않아야 하며 입산시는 성냥, 라이타, 담배 등 인화물질을 소지하지 않아야 한다.

또한 산림과 연접된 100m 이내의 지역에서는 소각행위를 하지 말아야 하며 부득이 소각해야 할 경우 산림관서에 사전 허가를 받고 불씨가 산림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미리 예방 조치를 하고 소각해야 한다.

산불을 발견하였을 경우 119, 산림관서, 경찰서에 신속히 신고하고 진화 도구와 안전장구를 착용하고 진화작업에 동참하여야 한다. 불길에 휩싸일 경우에는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주위를 확인하여 화세가 약한 곳으로 신속히 대피하여야 한다. 또한 산불은 바람이 불어가는 쪽으로 확산되므로 바람 방향을 감안하여 산불의 진행경로에서 벗어나야 한다.

대피할 시간적인 여유가 없을 때에는 낙엽, 나뭇가지 등 연료가 적은 곳을 골라 연소물질을 긁어낸 후 얼굴 등을 가리고 불길이 지나갈 때까지 엎드려 있어야 한다.

이미 우리는 고성산불, 양양산불, 동해안 산불 등 수많은 산불을 통해 물적·정신적인 아픔과 안타까움을 보아왔다. 산불은 인재(人災)이다. 또한 산림관서 등 행정기관만의 몫이 아닌 국민모두의 성숙된 의식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하지만 많은 홍보와 교육에도 불구하고 담배, 라이터 등 화기물을 소지하고 산에 오르거나 취사행위, 산림과 연접지에서의 소각행위는 여전하다.

생명과 삶의 터전인 숲을 지키고 아끼기 위하여 산림보호를 위해 국민의 자발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산불예방에 모두 관심을 갖고 참여해 우리의 소중한 숲을 적극적으로 지켜 미래에도 숲과 사람이 공존하는 시대를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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