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영호(시인․완도문인협회 이사)

나는 지금까지

X-레이를 제일 우수한 발명품으로 본다

그 고결한 삶, 그 온화한 미소

그 거룩한 성공도

골격만 보여주기 때문이다

 

나는 왜 진즉

이만큼 훌륭한 기계가 없다고 장담하면서

X-레이 기술을 배우지 않았는지 후회하고 있다

그래서 나의 꿈은 항상 이 모양이다

 

X-레이를 보면

인간은 뼈다귀의 집합체에 불과하다

 

어젯밤

거리마다 대형 모니터를 설치하고

뼈다귀들의 행진을 보는 꿈을 꿨다

갑질도, 성형도, 오만도, 냉소도 없는

뼈다귀들 속에서

유유히 걷고 있는 당신의 골격을 보았다

정말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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