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도의 미래(동력)를 찾아서…④김

 

완도는 1960~1970년대까지만 해도 ‘개가 천원 짜리를 물고 다닌다’는 말이 유행했을 정도로 돈이 많은 고장으로 전국적으로 유명했다. 우리나라 김 생산량의 70%를 차지하고, 그 김을 일본에 대부분 고가로 수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1972년에 일본의 김 양식 기술의 발달과 한국산 김이 제조 과정에서 비위생적이라는 지적이 일면서 갑자기 수출길이 막혀 버렸다.

이후 완도김은 양식과 제조과정의 기계화로 명성을 되찾아 품질 좋은 김을 생산하고, 어민 소득 증대에도 기여하고 있다. 김뿐만 아니라 톳·미역·다시마·매생이·전복 등 바다라는 논밭에서 국민 건강을 위한 먹을거리와 웰빙 식품을 만들어내고 있으나 역시 완도수산물의 명성은 김으로부터 시작됐다.

완도는 김 양식에 적합한 자연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 파도가 고요한 내만으로서 조류의 소통이 잘 되고, 하천수의 영향이 어느 정도 있어서 비중 1.018∼1.028인 곳이다. 여름철 홍수 때에는 민물이 너무 많이 흘러들어서 비중이 1.017 이하가 되지 않고 김 양식의 적정 수온과 조도 등이 좋아 김 발의 설치수심(設置水深)이 가장 적합한 곳이다.

2014년 4월 기준 완도에서 생산되고 있는 물김은 전국 15%(전남 20%)를 차지하고 있다. 생산어민은 835어가로 면허면적은 1만918㏊에 시설량은 8만7천대다. 연간 물김 생산량은 2천160톤(144만속)으로 370억 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2014년(4월 16일 기준) 완도산 물김 생산 실적은 계획(3만4천805톤) 대비 80%(2만7천837톤) 정도를 생산했다. 생산금액은 21억2천800여만 원의 소득을 올렸다. 계획(41억7천600여만 원) 대비 50.8% 수준에 그친 것이다. 이처럼 물김 생산량이 지난해 보다 감소한 원인은 특이한 병해 징후 없이 엽체 색택 및 활력이 양호하며 일부 내만 김 양식어장은 쉽게 탈락하고 규조류 부착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지역별 생산량을 살펴보면 전남과 경기 지역은 해황여건이 좋지 않아 지난해 보다 감소한 반면 전북, 충남, 부산지역은 물김 생산이 증가했다. 주요 생산지역인 완도를 포함한 전남은 고수온과 강수량 부족 등 해황이 좋지 않아 작황이 부진해 지난해보다 7.2% 정도 감소했다.

올 5월 기준 김 수출량은 전월에 비해 5% 증가한 382만속이다. 이는 일본과 중국으로 수출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종류별로는 조미김의 경우 지난해보다 9% 증가한 반면 마른김은 17.2% 정도 낮았다.

 

김 등 해조류양식은 국내 수산양식산업의 근간이 되는 가장 중요한 기간산업이다. 완도수양식산업의  근간이기도 하다. 국내의 김 양식생산량은 양식기술의 진보와 가공시설의 자동화, 다수확 품종의 개발 등에 따라 최근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과도한 생산량 증가는 김 가격하락을 야기했고, 김 양식어업인들은 가격하락으로 인해 수입 감소분의 보전을 위해 보다 많은 양의 김을 생산해야만 하는 과잉생산시스템으로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국내의 김 양식 산업은 오늘날 쇠퇴일로에 직면해 있다.

인근 지역인 해남과 장흥은 김의 외국시장을 넓히기 위해 그동안 일본 수출 중심에서 중국과 미국, 캐나다, 유럽 등 전 세계로 수출국의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 3월 장흥무산김㈜이 김 40만속 미국 수출을 위해 장흥군과 대리어촌계, 전원수산, ㈜삼해상사 간 유통협약을 체결했다. 대리어촌계는 물김을 생산하고, 전원수산은 마른김 가공과 생산을, ㈜삼해상사는 조미김으로 가공해 수출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앞서 수출 대상국 소비자가 안심하고 구입할 수 있도록 미국 농무부 유기농인증(USDA)을 획득했다.

해남군수협도 올해 중국 지린성 장춘시의 여화만백화유한공사와 김 등 100억 원 규모의 해남산 수산물 수출협약을 했다. 여화만백화유한공사는 국내 대형마트 크기의 백화상점을 장춘시에만 48곳을 관리하고 있다. 완도의 조미김 수출업체인 J물산에도 독일 바이어가 방문하는 등 수출 물량을 협의하고 있다.

김의 수출 증가는 신규 수출국 개척 등 수출 다변화와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이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미국에는 스낵 형태의 김을 생산해 수출하거나 태국에는 현지 전통 음식맛을 첨가한 제품을 내보내는 등 현지인의 기호에 맞춘 맞춤형 제품을 개발했다.

2011년 농림수산식품부는 일본해역의 방사능 유출과 중화권의 수산물 수요 증가 추세에 따라 김 등 한국산 해조류의 인기가 급증해 수요가 많아짐에 따라 ‘김 양식 활성화 및 수출증대 대책’을 마련해 2020년도까지 1조원 산업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또한, 김 양식시설 시기인 10월부터 11월까지(2개월간) 도·시·군, 농림수산식품부 담당공무원들을 양식현장에 배치해 양식어장구역을 이탈하거나 시설초과 등으로 품질이 저하되지 않도록 철저히 지도해 나가기로 했다.

물김 생산어민들은 “보다 안정적으로 김 양식산업을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김 신품종 개발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 육상채묘기술 확립과 보급, 냉동망 양식에 의한 안정적인 김 생산, 천일염(수) 처리와 강산성전해수 등을 연계한 친환경 김양식의 도입과 추진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어민들은 “원초의 품질을 높이고, 건조방식 전환, 제조용수 관리 등 가공시설을 현대화해 고품질 김생산에 주력하는 한편 유통단계를 최소화하고, 직판장 운영, 쇼핑몰, 전자상거래 활성화를 통한 유통망의 개선을 추진하며, 국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김 상품에 대한 연구·개발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시장개방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저가의 외국 수산물과 힘겨운 경쟁을 하고 있다면서 "국내 김 산업의 국제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철저한 품질관리와 함께 정부차원의 신상품개발과 시장개척이 뒤따라야 한다"는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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