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환(완도군보건의료원 한방과)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는 여름철이 되면 외부의 기후가 바뀜과 동시에 우리의 몸도 변화하게 됩니다. 체온이 올라가면서 땀을 많이 흘리게 되고, 그에 따라 몸 안의 수분이 부족해지기 쉬우며 심장 기능에 무리가 가기 쉬운 계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주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이 바로 ‘일사병’입니다.

일사병은 고온의 환경에 오랜 시간 노출되어 땀을 너무 많이 흘리게 되었을 때 발생하는 질환으로 어지러움, 두통, 구토, 피로감 등의 증상과 함께 갑작스럽게 심장박동이 빨라지게 되어 심한 경우 실신(기절)에 이르기도 합니다. 이렇게 일사병이 발생하게 되면 그 당시에 불편함이 발생함은 물론 여름철 기초체력 저하로 이어져 가을과 겨울까지도 잔병 치례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예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일사병을 예방할 수 있는 음식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요즘 뜨고 있는 완도 특산물인 ‘비파’를 추천합니다.

중국 중약대사전을 보면, 비파 열매는 달고 시며 성질이 서늘하고 독이 없다고 했습니다. 비장, 폐장, 간장에 작용하는데 폐를 윤택하게 하고 갈증을 멎게 한다고 하였습니다.

이렇듯 비파는 몸에 수분을 공급하는 동시에 여름철의 열기와 높은 온도로 심장과 폐에 불필요한 열이 쌓이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게 되며 폐를 윤택하게 하여 천식이나 만성기관지염에도 도움이 됩니다.

비파열매는 성분을 분석해 보았을 때도, 베타카로틴과 페놀화합물 등이 많이 함유되어 항산화작용을 하며 충분한 수분과 무기질, 비타민이 포함되어 있어 여름철 갈증을 해소하는데 적합한 음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비파 열매 외에도 비파의 나머지 부위 또한 다양한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비파 잎은 맛이 쓰고 성질은 서늘하며 독이 없다고 합니다. 폐를 맑게 하고 위를 조화시키며 기를 강화시키고 가래를 삭이는 효능이 있으므로 본초강목(本草綱目)에서는 위 관련 질병에는 생강즙, 폐병에는 꿀을 발라 구운 다음 뜨거운 물에 우려마시면 효과적이라고 하였습니다.

또한 비파의 뿌리는 통증을 완화하고 임산부의 젖을 잘 나오게 하며 토혈, 전염성 간염, 관절통을 예방한다고 하니 비파의 열매, 잎, 뿌리, 종자 등 하나도 버릴 것이 없는 유용한 식물이라고 하겠습니다.

비파는 과실로 먹어도 달고 맛있지만, 현재 비파를 이용한 비파음료와 비파와인 등을 개발하여 시판중이라고 하니, 비파를 구입하여 과일로 자주 먹기가 번거롭다면 음료나 와인 형태로 섭취해보는 것도 좋은 기회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비파와 함께 여름철을 일사병 없이, 건강하게 지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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