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세월호 때보다 커요”…최악 국면 이어져
관광객 발길 끊기며 전복 등 수산물 판매 부진도 심화돼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MERS) 공포가 지역 경제를 멈추게 하고 있다.

연일 매스컴에서는 메르스 관련 소식뿐이다 보니 사회 전반적인 불안심리가 가중되면서 주변 사람까지 만나기를 꺼려하게 한다. 기침이라도 할라치면 감염자 취급당할까 봐 남의 눈치를 봐야 하고, 기침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시선도 곱지 않은 지경이 됐다. 낯선 사람과의 접촉을 꺼리는 등 지역사회가 불신감으로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우리군에 메르스 확진자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지역경제를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게 하고 있다.

여행업, 외식업, 대형마트, 전통시장 등은 손님이 대폭 줄었고, 특히 식당가를 중심으로 연일 울상이다. 학교 수련회 등 단체 활동이 줄고 대규모 회식을 자제하는 풍토가 생기면서 음식점 매출액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완도읍의 한 식당 주인은 “메르스 여파로 점심때도 손님이 줄었고 저녁에는 거의 찾는 손님이 없다”면서 “지난해 세월호사태 때 보다 더 영향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달 15일 전남도에 따르면 시·군 경제상황을 조사한 결과 메르스 사태 이후 도내 주요 대형마트 이용객은 평상시보다 약 15∼20% 줄고, 주요 전통시장 이용객은 약 30% 주는 등 지역 내 유통 소매업 매출이 크게 감소했다.

또한 국내외 관광객의 예약 취소가 잇따르고 호남선 열차 이용객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37%가 감소해 숙박, 음식업체의 피해가 날로 커지고 있다. 지역 각지에서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전복 등 수산물의 판매 부진 현상도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메르스에 대해 특별한 치료약이 없다고 알려지면서 아프더라도 병원가기조차 꺼려해 자가 치료 경향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요즘 약국이나 편의점에는 해열제 등 상비약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열이 나거나 몸이 불편해도 병원이 메르스 감염지로 오인되면서 병원에 가지 않고 스스로 약을 사서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김모(완도읍·46)씨는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가 최근 감기몸살 기운이 있었지만 병원에 가지 않고 약으로 대처했다”면서“자식들이 기침만 해도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다. 하루 빨리 메르스가 종식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설상가상 각종 괴담과 유어비어까지 나돌아 행정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가 하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서는 확진자 개인정보가 떠돌고, 근거 없는 ‘예방법’ 이 퍼져 바셀린·비타민이 때 아닌 특수를 맞고 있다. 또 겨울철에 잘 팔리는 감기약도 수요가 느는 기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나친 경계와 공포가 분열을 조장하고 얼어붙는 사회를 만들어 가고 있다”면서 “건강한 사람에게는 전염성이 낮은 만큼 지나친 경계는 자제하고, 지금은 보다 성숙된 시민의식이 필요할 때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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