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록 전 차관, 갯벌 가치 ‘농토의 1,000배’
사내호, 해수 유통으로 기수호로 환원 및 완충해역 조성 필요

깨끗한 바다가 완도의 미래

완도군이 주최하고 (사)연안환경보전연합회가 주관한 ‘사내호 역간척을 통한 생태계복원 및 자연양식환경 조성포럼’이 지난 25일 완도군생활문화센터에서 수산업 관계자와 기관 단체장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참석자들의 호응을 얻어내며 성원 속에 마무리됐다.

포럼에 참석한 (왼쪽부터) 허궁희 완도군의회 의장, 임영태 이사장, 신우철 완도군수
포럼에 참석한 (왼쪽부터) 허궁희 완도군의회 의장, 임영태 이사장, 신우철 완도군수

이날 행사는 생태계 복원을 통한 자연양식환경 조성, 수산업 활성화, 지역 소멸 방지와 완도군-해남군-강진군으로 이어지는 완도·도암만 인근 지역을 융·복합 6차 산업지역으로 발전시키고자 마련됐다.

사)연안환경보전연합회 임영태 이사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연안환경보전연합회 임영태 이사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1부는 신우철 완도군수의 환영사, 허궁희 완도군의회 의장 축사에 이어 윤종록 한양대 특훈교수(전 미래창조과학부 차관)의 ‘데이터 대항해시대! 생명산업 입국(立國) 선언’을 주제로한 특강이 진행됐다. 윤 교수는 특강을 통해 “대한민국이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1973년 중화학 입국(立國), 1983년 정보통신 입국(立國)에 있었다” 면서 “앞으로는 대한민국이 생명과학 입국(立國)을 통해 생명과학부 신설, 의료, 제약, 식품 산업을 경제주력화 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종록 한양대 특훈교수(전 미래창조과학부 차관)가 특강을 하고 있다.
윤종록 한양대 특훈교수(전 미래창조과학부 차관)가 특강을 하고 있다.

윤 교수는 특히 “세계 최고의 유산인 갯벌에 대한 재인식이 필요하다. 한반도의 갯벌은 세계 5대 갯벌 중 면적과 유기물 분해능력에서 1위”라고 설명한 뒤 “이는 세계 바다의 콩팥과 같은 존재이고, 단위 면적당 가치 또한 농토의 1,000배에 해당하는 만큼 경제의 최후 가치영역인 생명산업, 생명과학에 대해 국민이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하며 정부 차원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제1발제자 백승호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남해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천수만 부남호 하구 복원 기본 계획 및 해양환경 영향분석’을 주제로. 제2발제자 전승수 전남대 명예교수는 “사내호의 새로운 미래를 꿈꾼다”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백승호 책임연구원은 천수만 부남호 역간척 사례를 기반으로 사내호 사례 연구를 발표했다. 백 책임연구원은 “부남호 환경개선 및 생태복원을 위한 방안 마련이 요구됨에 따라 하구복원, 환경개선, 생태관광 활성화 등의 목표를 가지고 사업이 진행됐다” 면서 “이후 최적 해수 유통 방안이 수립되면서 이제는 영양염 공급으로 식물플랑크톤 증식 촉진, 먹이원 공급으로 수산자원 증대, 분해자 박테리아 활발한 증식으로 부남호 회복을 기대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백승호 책임연구원이 발표를 하고 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백승호 책임연구원이 발표를 하고 있다.

백 책임연구원은 “사내호의 경우 해수 유통을 통해 담수호를 기수호로 환원시켜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완충해역 조성이 필요하다”며 “하구호를 개방해 수질을 개선하는 것은 완도·도암만 복원과 하계 양식 수산생물 피해 최소화 및 수산생물 생산 증대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충남 도립대학교 허재영 총장의 ‘간척된 농지에서 얻을 수 있는 편익이 ‘1’ 이라고 한다면 원래의 갯벌에서 얻을 수 있는 편익이 ‘100’정도일 겁니다‘라는 말을 인용하면서 “사내호 개방은 겨울철인 1월에서 3월까지 단계적으로 수행하는 것을 추천한다”면서 발표를 마무리했다.

전승수 전남대 명예교수는 “하구 생태계의 가치는 호수 및 하천의 2.7배, 갯벌의 2.3배, 경작지의 250배, 산호초의 3.8배”라고 전제한 뒤 “하구는 육성 퇴적물의 공급을 통해 연안환경 유지 및 재해를 방지하고, 회귀성 어류의 통로가 되며, 치패와 치어의 산란 및 성장터로 활용됨은 물론 육성폐기물의 정화까지 담당하는 소중한 존재”라고 설명했다.

전승수 전남대 명예교수가 발표를 하고 있다.
전승수 전남대 명예교수가 발표를 하고 있다.

전 명예교수는 또 사내호의 하구 기능을 복원시켜 지속 가능한 이용 방법에 대해서 10가지 제안을 했다.
▲갑문 조절에 의한 부분 해수 유통, ▲소형 통선문(도크와 도개교), ▲담수역/해수역 분리 방수제(홍수시 담수 → 해수 단방향 유출), ▲기수역 형성: 좁고 높은 경사구간(해수유입 방지), ▲마리나 (하구호 내), ▲어항(피항용), ▲해양공원, ▲캠핑장, ▲염분 체크기준대(염분센서 설치), ▲해수욕장(조성지)

전 명예교수는 또한 “선진국은 하구호에 새로운 가치 창출을 통해 통선문, 해수유통, 생태관광, 6차 산업이 가능한 농촌마을로 개선하는 등 지속가능한 사업으로 발전시켜가고 있다”면서 대형 담수호의 생태 복원 사례를 설명하며 “사내호의 경우도 지역 개발, 수질 및 생태계 회복, 미래 대비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2부 패널토론에서는 강봉룡 목포대 사학과 교수(전 도서문화연구원장), 임현식 목포대 해양수산자원학과 교수, 김성수 한국농식품 6차산업협회장, 오한윤 완도전복산업협회장, 한승남 전 완도군전복협회 완도읍지회장이 참석해 사내호 역간척을 통한 완도·도암만 환경 개선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강봉룡 교수는 자연과 인간의 역사, 성찰, 인간과 바다의 문제, 도암만과 사내호의 인문학적으로 해석을 통해 ’극단의 위기에 처해야 기회를 모색하는 인간을 언급하며 ‘개발과 파괴를 향한 과학기술’ 또는 ‘회복과 공존을 위한 과학 시술’의 균형 잡힌 적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강봉룡 교수, 임현식 교수, 김성수 회장
왼쪽부터 강봉룡 교수, 임현식 교수, 김성수 회장

임현식 교수는 사내호의 현황을 분석한 뒤, “사내호의 간척으로 인해 획득된 간척목적(농지조성 및 담수 사용)이 충분히 달성됐는지 평가하여 역간척을 할 경우 발생 가능한 문제점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이어 “일시적인 전면 역간척보다는 단계별 역간척 추진이 필요하다”고 설명한 뒤 “사내호에 대한 과학적 조사를 우선 시행하고 천수만 수준의 복원사업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김성수 회장(경제학 박사, 사)한국농식품 6차산업협회)은 ▲완도와 통영처럼 유사성을 가진 지자체간 공통관심사의 공유와 문제 해결을 위한 네트워크 체제 구축, ▲수산업과 농업간 협업확대로 지역 특성에 맞는 6차산업 고도화를 통한 경제성 제고, ▲관 주도형 개발사업 시행착오 최소화를 위한 민간 위주의 개발산업에 대한 벤치마킹, ▲이해 당사자간 상호 이해와 갈등해소를 위한 단체 전문가 그룹의 소통 기구 운영, ▲자연생태계 지킴이 교육 기관 설치 ▲지자체 지도자의 환경에 대한 가치 철학과 함께 지역 생태계 보존을 위한 지속적 관리와 강력한 리더십 강화 등 6가지 제언을 했다.

정영래 사)연안환경보전연합회 부이사장(전 완도문화원장)은 방조제와 연안환경(사내호편)을 주제로 사내호 방조제의 역사, 방조제 개방의 필요성, 방조제 개방시 얻는 경제적 효과 등을 설명했다.

24일 사내호를 방문한 사)연안환경보전연합회 회원과 발제자들이 정영래 부이사장(전 완도문화원장)에게 사내호의 현황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24일 사내호를 방문한 사)연안환경보전연합회 회원과 발제자들이 정영래 부이사장(전 완도문화원장)에게 사내호의 현황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또 현재 수산업에 종사하는 완도지역 오한윤 완도전복산업협회장과 한승남 전 완도군전복협회 완도읍지회장은 사내호 담수의 방류에 따른 어업 피해 상황을 설명하고 발제자에게 대안을 요구했다. 

이에 백승호 책임연구원과 전승수 명예교수는 ‘담수호를 기수호로 전환하는 과정이 필요하며 농민과 어민간 피해 보상에 대한 깊은 이해와 논의, 소통이 필요하다’는 답을 내놓았다.

‘사내호 역간척을 통한 생태계복원 및 자연양식환경 조성포럼’ 참석자들과 내외빈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내호 역간척을 통한 생태계복원 및 자연양식환경 조성포럼’ 참석자들과 내외빈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끝으로 연안환경보전연합회 임영태 이사장은 강평을 통해 “문제 해결을 위한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하다”면서 “시대적 소명을 다한 시설은 새로운 시대 정신을 담을 수 있는 공간으로 바꿔야 할 것이며, 완도·도암만의 양식환경을 개선시켜 대한민국 최고의 친자연 수산물 보고지역으로 발전시켜 나가자”고 말했다.

임영태 이사장이 강평을 하고 있다.
임영태 이사장이 강평을 하고 있다.

사내호는 2002년 강진군 신전면 사초리와 해남군 북일면 내동리 사이에 조성된 담수호로 400여㏊ 농경지에 민물을 공급하고 있다. 현재 강진군과 농어촌공사 강진지사가 관리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해 지역 어민들은 담수호 방류로 인해 수차례 전복과 미역 등 해산물과 농작물 피해를 입고 있다며 근본적인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완도에 본부를 둔 (사)연안환경보전연합회는 지난해 7월 해양수산부로부터 법인설립 허가를 받은 이후 요트 타고 놀며 쓰레기를 줍는 프로그램 '요놀쓰'를 통해 청소년들에게 해양환경교육의 필요성을 전파하고 각종 해양환경보전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24일 사)연안환경보전연합회 회원들이 사내호를 방문해 현장답사를 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 24일 사)연안환경보전연합회 회원들이 사내호를 방문해 현장답사를 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윤광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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