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남교육자치플랫폼 대표
김대중 전남교육자치플랫폼 대표

입시제도 개선과 함께 풀어야 할 숙제들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물론 모든 생각을 짧은 글에 담을 수는 없지만 그 중 한 가지는 반드시 언급해야 할 것 같다.

바로 ‘작은 학교 살리기’이다. 교육계 문제 중 첫 번째로 언급한 것은 작은 학교가 학생들의 미래역량을 키우는데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고, 전남에게는 큰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은 학교는 학생 수 감소로 인해 폐교위기로 내몰리면서 상황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학교에 ‘경제적 효율성’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더 큰 문제이며, 교육청이 '작은 학교'를 살리기 위한 해법을 찾지 못한 것이 문제의 본질이다. 어쩌면 해법을 알면서도 두려워서(?) 못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작은 학교'를 살린다는 것은 학교의 교육력을 높여 ‘가고 싶은 학교’를 만드는 것이다.

교육력은 단순히 학력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미래사회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역량을 말하는 것이며,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은 학교급별 교육과정에 따라 각각 다를 수밖에 없다. 또한 '작은 학교' 살리기는 폐교위기의 학교를 살리는 운동이 아니라, ‘미래형 맞춤 교육을 위한 교육과정 혁신 운동’이어야 한다.

전남에서도 교육력을 높여 '작은 학교'를 살려 낸 경험이 있다. 시작은 초등학교였고, 그 열기가 한참 뜨거워졌다. 순천에서, 해남에서, 그리고 전남의 많은 '작은 학교'에서 희망을 일구었던 것은 교사의 열정 덕분이었고, 학교의 교육력은 교사의 열정을 앞서 갈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해 주었다. 그런데 최근 들어 그 동력이 주춤한 모양새를 보이더니, 전남교육청은 결국 통폐합 카드를 꺼내 들었다.

교사의 열정에 찬물을 끼얹어 버렸고, 교직원의 열정은 점차 식어가고 있다. 전남의 '작은 학교'에서 희망을 만들었던 교직원들의 열정이 왜 이렇게 차갑게 식어가고 있는지, 교육청은 책임 있는 고민을 해야 하고 분명한 답을 해야 한다. 또한 안타까운 점은 초등학교와 달리 중학교의 '작은 학교' 성공사례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물론 중고등학교에서도 교육력 제고에 성공한 모범 사례들이 없지는 않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대안학교(인성중심특성화중고등학교)의 모델들이다. 수업방식의 다양화와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강화, 체험활동과 창의인성 교육 프로그램, 방과후교육과 동아리활동의 내실화 등으로 교육력을 높인 학교들의 사례가 있다.

이러한 학교를 모델로 많은 학교에서 혁신학교를 추진했지만, ‘가고 싶은 학교’가 되었다는 평가를 찾아보기는 솔직히 쉽지 않다. 대안학교가 탄력적인 교과목 편성을 보장받으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었던 반면, 일반학교는 법적 테두리에 갇혀 만족스러운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작은 학교' 살리기를 위해서는 학교 운영의 자율성이 보장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또한 초‧중‧고 학교급별 교육과정과 학생들의 성장과정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하는데, 그러한 노력이 있었는지도 의문이다. 이런 노력들은 시도조차 해보지 않고,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통합해 운영한다는 것은 놀라운 발상이며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지금이라도 '작은 학교'를 살려 미래교육과정을 내실있게 운영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하며, 전남의 아이들에게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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