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 수산업관련 조합, ‘죽음의 바다’ 막아야
청정 바다, 건강의 섬, 방파제에 매몰 주장...군민 관심 촉구

 

지나가던 완도군민이 상가에 걸린 '완도방파제 건설 반대' 플래카드를 보고 있다. / 사진 윤광제 기자
지나가던 완도군민이 상가에 걸린 '완도방파제 건설 반대' 플래카드를 보고 있다. / 사진 윤광제 기자

추석을 앞두고 군청 맞은편 상가 건물에 방파제 건설을 반대하는 플래카드가 걸리면서 중앙방파제 공사가 재조명을 받고 있다.

 그동안 관내에서 진행된 수많은 공사에서 갈등이 있을 때마다 각 지역에 플래카드가 설치된데 반해 완도군의 운명이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완도항 중앙방파제 사업의 경우, 주민설명회 회의장에서 벌어진 불꽃 튀는 설전에도 불구하고 지역민들에게서는 별다른 반응을 찾을 수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설치된 완도항 중앙방파제 결사반대 플래카드는 완도에서는 처음으로 방파제에 대한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서 의미하는 바가 크다.

 대형 플래카드는 2개가 개첨됐으며 좌측 플래카드는 뒷짐 진 인물의 사진과 함께 ‘나몰라라 행정기관’, 엎드려 자고 있는 정치인 사진과 함께 ‘눈 감은 완도의회’라는 자극적인 문구를 삽입하며 민의를 대변해야 할 군의회와 행정기관을 대표하는 완도군청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하는 듯한 이미지다.

또한 완도 군민들에게는 완도항 중앙방파제가 설치될 경우, 죽음의 바다가 될 수 있다는 경고성 멘트를 삽입해 군민들의 관심을 끌고자 했다.

 우측 플래카드는 ‘똥물 항구 만들어 놓고 살라는 게 말이냐 방구냐, 방파제 세워지고 똥물 항구 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이치! 횟감에 똥내나면 관광객도 돌아간다’ 등 자극적인 문구를 통해 경각심을 높이고자 했다.

 또한, 청정바다, 건강의 섬, 방파제에 매몰되고 해양치유와 해조류 박람회도 똥물 튀어 문을 닫을 것이라며 경고했다.

 끝으로 방파제가 들어설 때, 수수방관하다가는 (완도에)미래와 희망도 없을 거라며 방파제 설치 반대에 주민들이 동참해 줄 것을 독려하는 문구로 마무리했다.

 플래카드가 걸리고 나서 완도읍 주민들도 찬성과 반대 등 의견이 분분하다. 그런데, 의외로 완도항에 중앙방파제가 건설된다는 사실 자체를 몰랐다는 주민들도 나타나면서 주민들 몰래 대형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던 것이냐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완도항 중앙방파제 공사가 완도읍이 아닌 다른 장소에서 시행된다면 이목을 끌지 못할 가능성이 높겠지만 완도항의 경우 군민들의 시야를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관심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완도항 중앙방파제 공사에서 군민들이 배제됐다고 느끼는 부분은 공사에 대한 정보 공유가 거의 없었다는 점을 들었다. (전남도와 완도군 관계자는 주민설명회 안내를 정상적인 절차에 의해 진행했다고 밝혔다)

 일례로, 완도항 중앙방파제 축조공사 기본 및 실시설계용역 착수보고 및 주민설명회는 지난 2019년 5월 30일 완도항 여객선터미널 2층 회의실에서 진행됐다. 당시 보고서에는 발주청 2명, 관계기관 8명, 설계용역사 9명, 환경영향평가 관련자 2명, 그리고, 지역 주민 00명이 참석했다고 기록돼 있다. 

 완도군의 심장부에서 펼쳐질 대형 공사임에도 불구하고 주민설명회에는 34명만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언급한 공사 관계자와 공무원을 제외하면 일반 군민은 13명만 참석했다는 뜻이다.

 중앙방파제의 역할과 완도항이 가지는 지역 내 위상을 감안했을 때 장소가 협소한 완도항 여객선터미널 2층 회의실에서 진행된 점이 애초에 다수의 군민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았던 것은 아닌지 의심을 사는 대목이다. 당시 설명회 중 건의를 한 사람과 단체도 도의원 1명, 군의원 1명, 어촌계 대표 2인, 사회단체 대표 1인, 상가번영회 1인만 건의를 했을 뿐이다.

 이후 2021년 5월에 실시된 주민설명회도 읍사무소 2층 회의실, 2021년 7월 군의원들의 요청에 의해 실시된 설명회는 완도항 여객선터미널 2층 회의실, 지난 9월 7일 실시된 최종 주민설명회도 장소는 읍사무소 2층 회의실이었다.

 이와 관련해 ‘사업의 상징성과 규모를 고려했을 때 주민설명회 장소로는 다소 협소했다’, ‘실제로 제대로 주민들에게 방파제의 필요성과 설치시 장단점에 대해 알리려는 의지가 있었는지 의심스럽다’는 등 뒷말이 무성하다.

 전라남도청이 주관하는 사업이며 이 사업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완도군민을 감안했다면 (생각했다면) 완도군에서도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많은 주민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갈등을 최소화 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했어야 하지 않았냐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완도항 중앙방파제 공사와 관련해 사회활동가인 A씨(완도읍)는 “모든 국책사업은 공익적 측면이 사익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야 하며 다수가 혜택을 받아야 하고 피해는 최소화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사업이 시행되어 이후에 얻는 이익이 시행하지 않고 얻는 이익보다 압도적으로 크다면 시행할 가치가 있지만 시행 전보다 시행 후의 이익이 크지 않다면 개발을 하지 않는 것이 기본”이라며 “사업 시행으로 생업 종사자들은 시간적·금전적 피해, 환경 변화에 따른 피해 등 다양한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셉바지(SEP. Self Elevation Platform Barge)선이 공사가 진행될 완도항 북방파제 부근에서 수심을 측정하고 있다.
셉바지(SEP. Self Elevation Platform Barge)선이 공사가 진행될 완도항 북방파제 부근에서 수심을 측정하고 있다.

 완도군 향우회 관계자 중에서도 중앙방파제 건설에 대한 반대 여론이 형성되고 있으며 해양전문가인 향우들이 ‘완도항 중앙방파제 축조공사 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해 검증을 해보자는 움직임도 전해진다.

 한편, 최근 완도항에 셉바지(SEP. Self Elevation Platform Barge)선이 투입돼 공사 현장의 수심을 측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10월 중에 본격적인 공사가 시행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공사 찬성측과 반대측이 어떤 단체행동을 할지, 공사를 대하는 완도군의 입장은 어떻게 전개될 지 완도군민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윤광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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