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열린 주민설명회장, 막말에 난장판 '눈살'
해양전문가, 환경영향예측 재검토 불가피
환경영향평가서 요약문 통과의례 수준에 실망

완도항 다 썩는다

완도읍사무소 2층 회의실에서 주민설명회가 열렸다. / 사진 윤광제 기자
완도읍사무소 2층 회의실에서 주민설명회가 열렸다. / 사진 윤광제 기자

해양수산부문 특급기술자인 완도 향우가 완도항 중앙방파제 축조공사 환경영향평가서(초안)요약문을 검토후 재검토가 불가피하다는 결론을 내린데 이어 조사결과가 통과의례 수준이라며 혹평을 내렸다..

그동안 공사시행에 앞서 주민들의 건전하고 근거있는 반론을 요구한 전남도청 해운항만과와 시행사측은 전문가의 반론에 어떠한 응답을 할지 공사에 관심을 가진 완도군민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9일 완도읍사무소 2층 회의실에서 열린 완도항 중앙방파제 축조공사 관련 마지막 주민설명회는 토론장이 말싸움 대잔치로 끝이 났다. 이 과정에서 건전한 토론 대신 고성이 오가는 난장판으로 만든 데는 중재의지가 부족한 주최 측의 의도적인 방해가 작용했던 것으로 보는 견해가 크다.

  문제가 된 부분은 공사 반대 의견을 제시하는 완도군 번영회측 관계자가 반대하는 이유를 설명할 때 중립을 지켜야할 진행자가 공사 찬성자 측에도 마이크를 제공하면서 발언자와 발언자의 의견에 반발하는 자가 모두 마이크를 사용하게 되면서 주민설명회장은 의견을 교환하는 토론장이 아닌 막말싸움판으로 바뀌었다.

  결국 두 사람의 고성이 오가자 공사 관련 설명을 청취하려던 주민들은 ‘아니길 바랐지만 결국 난장판이 됐다. 난장판이 될 것은 예상했지만 막상 그렇게 되니 매우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이며 대거 설명회장을 빠져나갔다. 

  이날 설명회장을 찾은 군민 A씨는 “설명회장 분위기는 공사 찬성자측이 원하던 방향으로 진행됐고 전남도청 관계자도 더 이상 주민설명회는 없을 것이라고 못을 박았으니 이제 모든 것이 끝났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A씨는 덧붙여 “설명회가 좋은 모양새를 갖추고 끝났어야 하는데, 번영회 관계자가 발언중인데 발언자와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들은 번영회 관계자의 말이 듣기 싫다며 끼어들기를 서슴지 않았다.”면서 “이때 진행자측이 발언자의 권리를 지켜줘야 하는데, 발언자의 말이 듣기 싫다는 사람에게 굳이 마이크를 준 것은 말싸움이 벌어지도록 일부러 유도한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였다”며 진행자측의 미숙한 운영에 불만을 표시했다.

  특히, 이날 진행을 맡은 전남도청 관계 공무원은 영산강유역환경청에서 작성한 환경영향평가와 시뮬레이션 결과를 근거로 공사의 타당성을 주장하는 한편 반대 의견을 제시하는 군민들에게는 ‘반대를 할 때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라’며 윽박지르듯 발언을 해 또 다른 논란을 야기시켰다. 

  설명회장을 찾은 군민들은 ‘진행자가 이성을 잃고 군민에게 막말을 한다’, ‘중립을 지켜야 할 사람이 본분을 잊고 편파적으로 발언했다’며 불량했던 진행 매너를 지적했다.
  또한 전남도청 관계자가 피력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라”는 말은 공사로 인해 피해를 우려하는 군민들을 상대로 관이 보일 수 있는 최고의 갑질이었다며 여러모로 전남도청 관계자의 민낯만 드러난 행사로 마무리 됐다.

  한편 공사를 준비하는 기관과 시행사측은 시뮬레이션 값을 구할 수 있지만 군민들은 용역을 하지 않는 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할 수 없는 약점을 이용해 군민들의 의견을 작정하고 무시했는데, 이를 안타깝게 여긴 완도 향우가 학자의 양심을 건 의견서를 본지에 전달했다..  

  완도항은 목포항과 같이 외해의 거대한 파도가 들어올 수 없는 세계적인 천연항만이다.   왜 이러한 천연 항만에 거대한 고정형 구조물을 설치하여 수질환경과 경관, “청정수도 완도” “해양치유의 완도”의 이미지를 스스로 훼손하려는지, 또 지역주민의 삶의 질 저하와 관광객 감소를 유발할 요인을 스스로 만드는지 이해할 수 없다.  건강의 섬 완도는 태풍에 의한 자연재해로부터 약간의 피해가 있더라도 그것은 감당할 수 있는 피해이며, 방파제 구조물이 “건강의 섬 완도”와 “해양치유의 완도”를 해치는 애물단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어느 곳에서도 공사에 따른 환경영향평가서대로 환경이 유지되는 사례는 거의 없다.   신지도와 북쪽방파제, 남쪽방파제가 위치해 있어 완도항은 태풍의 영향에도 가장 안전하다. / 박영제 소장
  완도항은 목포항과 같이 외해의 거대한 파도가 들어올 수 없는 세계적인 천연항만이다.   왜 이러한 천연 항만에 거대한 고정형 구조물을 설치하여 수질환경과 경관, “청정수도 완도” “해양치유의 완도”의 이미지를 스스로 훼손하려는지, 또 지역주민의 삶의 질 저하와 관광객 감소를 유발할 요인을 스스로 만드는지 이해할 수 없다.  건강의 섬 완도는 태풍에 의한 자연재해로부터 약간의 피해가 있더라도 그것은 감당할 수 있는 피해이며, 방파제 구조물이 “건강의 섬 완도”와 “해양치유의 완도”를 해치는 애물단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어느 곳에서도 공사에 따른 환경영향평가서대로 환경이 유지되는 사례는 거의 없다.   신지도와 북쪽방파제, 남쪽방파제가 위치해 있어 완도항은 태풍의 영향에도 가장 안전하다. / 박영제 소장

  의견서를 보낸 이는 완도읍 출신으로 현재 바다녹색산업연구소 소장인 박영제씨다.
그는 조선대학교 이학석사를 거쳐 제주대학교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영제 박사는 학위 취득후 주문진수산연구소 수산연구관, 강릉수산종묘시험장 수산연구관, 원주지방환경청 환경영향평가 위원, 한국패류학회 회장, 서해수산연구소 증식과장, 국립수산과학원 갯벌연구소장을 역임했다.

  한국엔지니어링협회 해양수산부문 특급기술자, 행정자치부 선정 신지식인으로 선정됨은 물론 대통령표창과 녹조근정훈장 등을 수여받았다. 또한 또한 2017년에는 ‘마르퀴즈 후즈 후’ 세계 3대 인명사전에 등재될 정도로 대한민국을 넘어 국제적으로 명망높은 해양수산 전문가이다.

  박 소장은 완도항 중앙방파제 축조공사 환경영향평가서(초안) 요약문을 검토한 결과 평가내용의 적합성, 입지의 타당성 등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항목 및 조사결과가 학자적 양심을 버린 통과 의례적인 수준이며 8가지 내용에 대한 재검토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박 소장은 의견서를 통해 다음과 같이 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해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첫째, 완도항 중앙방파제 축조공사 후보지 주변은 북측으로 군외, 고금에 이르는 좁은 협수로로 되어 있어 수산생물의 산란, 서식 및 성육, 양식장으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며, 특히 남해안 수산자원 공급의 모태역할을 하고 있어 방파제 건설시는 수산생물의 피해 저감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강구되어야 한다.

  둘째, 사업시행 후 유속증가로 해수교환율이 향상되고 퇴적실험 결과 연간 퇴적량이 연간 0.1~0.7cm에 불과하여 영향이 미미하다고 하나, 이는 전혀 불가능한 조사결과 수치이며, 한강의 잠실 수중보와 같이 수중 옹벽에 의한 유속 저하로 매년 퇴적량이 빠르게 증가할 경우 주기적인 준설의 필요성을 배제할 수 없다.

  셋째, 완도항은 천연기념물 제28호 난대림인 주도의 상록수림이 방파제 예정지 인근에 위치하여 방파제 축조공사 후 조류의 유향, 유속의 변화에 의한 저질의 퇴적 이동으로 주도 주변의 해안 지형의 형질변경이 불가피해질 것이며, 금후 기후변화와 함께 난대림의 식생에 영향을 미쳐 천연기념물의 훼손은 물론 청정 미항인 완도의 이미지를 크게 훼손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넷째, 사업시행 후 조류소통의 감소와 완도항 내로 유입되는 생활오수 등의 영향에 의한 부영양화시 식물플랑크톤의 대발생을 초래시켜 적조 등의 현상이 유발될 개연성이 있다.

  다섯째, 완도항 방파제 축조에 의한 조류속의 감소와 수질환경 악화는  특히 청정해역인 군외, 고금에 이르는 내만 영향권의 해양생태계 및 전복 가두리양식장과 김양식장, 매생이 양식장, 갯벌 바지락 등의 패류 양식장은 물론 가용리 농공단지의 넙치, 황복양식장의 수질환경에 영향을 미칠 개연성이 있어 생태계 전반에 대한 안정화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여섯째, 방파제 축조에 따른 타당성 평가에 중요한 해양 동식물상 조사를 단 3회만 실시하였고, 수산생물의 서식 및 자원량, 산란, 성육 등의 생태적 특성과 생산력 평가 등에 관한 조사가 미흡하다. 따라서 조사점을 남쪽 5km 보다는 방파제의 영향이 크게 미치는 내만의 협수로인 북쪽(군외면)으로 확대하고 계절별(2월, 5월, 8월, 11월)로 어류 및 갯벌패류, 해조류 양식과 종자생산, 양식에 미치는 영향 등의 정밀조사가 필요하다.

  일곱째, 완도항은 현재의 방파제(기존 북방파제 300m, 모녀 등)로도 조류소통이 저하되어 수질환경이 악화되고 있는데, 이에 더해 길이 497m의 거대한 중앙방파제가 축조될 경우 강원도 주문진항과 같이 완도항 내로 유입되는 각종 생활하수 및 오폐수의 외해 확산을 차단시켜 완도항 내측의 수질오염을 가속화시킬 것이다.

  여덟째, 위 경우 ‘청정수도 완도’의 이미지가 크게 실추되어 완도 수산물의 불신과 함께 관광객의 소비감소가 불가피해질 것이며 특히 완도항 횟집의 취수원이 대부분 항내에 밀집되어 있는 것을 감안할 경우 완도의 청정수산물을 기피하여 해양치유 공간인 청정완도의 이미지가 크게 훼손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탈리아 페짜노 마을에 있는 콘크리트 부유식 방파제 / 사진 박영제 소장 제공
이탈리아 페짜노 마을에 있는 콘크리트 부유식 방파제 / 사진 박영제 소장 제공

  박 소장은 문제점 지적에 이어 오염 저감방안 및 대안도 제시했다. 
 첫째, 환경영향평가 조사대상 구역을 방파제로 인한 생물서식 및 양식의 영향이 더 크게 미치는 북쪽 방향(3km)을 7km 내외로 확장할 필요성이 있으며, 남쪽으로는 망남리의 전복가두리 양식장(3km 내외)까지로 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 현재의 바닥을 포함한 해양구조물 방파제로는 해안침식 및 저질의 이동이 불가피하며 이에 따른 수질 및 저질오염이 심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따라서 완도항의 경우 태풍 등 대형의 파도가 차단되는 내만에 위치하고 있어 수질오염 및 조류유동의 영향을 줄일 수 있는 부유식 방파제 또는 철강재 등의 부유 방파제를 검토할 필요성이 있으며, 현재의 시설공법은 반드시 제외되어야 한다

  셋째, 부유식 방파제라 하더라도 방파제의 길이는 400m 이내로 축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세계적 미항인 완도항을 보호하는 길이다.

완도항 전경 / 사진 완도군 제공
완도항 전경 / 사진 완도군 제공

   앞서 지난 9월 9일자 ‘중앙방파제 논란, 특허권이 핵심?’이라는 제하의 보도에서 언급된 A 의원은 다음과 같이 알려왔다.. 
  A 의원은 공사 관계자의 인터뷰 내용과 관련해 “과거에도 시공권자로 없었고, 지금은 사용권자가 A의원의 동생이라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 라며 입장을 밝혔다. / 윤광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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