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하나 등지고 오는
M마트 뒷골목에 앉은 한 노파
거친 잇자국만 남은 사과 같네
누더기 보따리를 갓난아기 어르듯 품었네
우유와 빵을 건네자
보따리를 빼앗기지 않으려는 듯
외짝 슬리퍼에 끌려가네
위태로운 뒤축으로 한 생이 벗겨지겠네
뭐든 품어 안으면 젖이 도는 여자에게
보따리는 여전히 따뜻한 기억일까
무의식의 젖가슴을 풀어 물리던
그녀는 배고픔조차 잊은 듯하네
저 누더기 속에 품었을 누군가는
어쩌지 못한 부끄러운 나이기도 하네
두 팔 가득 양식이 죄만 같아
길 하나 등지고 오는 내내
목에 걸린 노을 하나 캑캑거리네
윤광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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