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적산 법화원, 제주 법화사와 함께 창건한 사찰
법화사지와 별도로 '법화사' 새로운 곳에 재현 추진

제1안-법화사지 인접지
제2안-해양생태전시관 인접지
장단점 뚜렷해 선정에 어려움

  완도군이 법화사지 정비를 통한 문화관광자원화를 위해 19일 법화사지 종합정비계획 중간보고회를 가졌다.

  이날 문화예술과 주관으로 열린 종합정비계획 의견수렴 회의에서는 관계공무원과 ㈜삼정건축사사무소 관계자, 완도군 문화계 인사들이 참석해 의견을 공유했다.

  법화사지는 장보고(張保皐, ?~841)가 청해진 설치(828년)와 더불어 중국 적산 법화원, 제주 법화사와 함께 창건한 사찰로 알려져 있다. 창건 후 851년 청해진 혁파로 1차 폐사(閉寺)된 이후 12세기 초에 중창됐다. 13세기 무렵 백련사와 연계해 크게 발전하지만 삼별초의 진도 항몽전 이후 13세기 후반에 2차 폐사된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시대에 들어서는 법화암으로 명맥을 유지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1987년 11월 17일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완도 법화사지 기초조사를 시작한 이래 1990년 2월 24일에는 전라남도기념물 제131호로 지정됐고, 1990년 1월 30일부터 4월 14일까지 진행된 1차 정밀발굴조사와 같은해 9월 10일부터 11월 10일까지 실시된 2차 정밀발굴조사에서 계단식 기단위에 건물지 7개소, 계단지 5개소, 수구 4개소 등이 확인됐다.

  이후 2016년 5월 30일부터 8월 10일까지 실시된 사지(寺址)주변 시굴조사에서 사역 전체를 감싸는 담장지를 확인했다.

  2017년 5월 29일부터 8월 20일까지 실시된 3차 정밀발굴조사에서는 동쪽 담장지 및 남쪽 담당지 일부 조사와 1호 및 2호 건물지 재조사, 미조사지역에서 5호 건물지 일부를 확인하는 성과를 거뒀다.

  2018년 8월 20일부터 11월 23일까지 진행된 4차 정밀발굴조사에서는 남쪽 담장지 조사, 수구확인을 했고, 4호, 5호, 6호 건물지를 재조사했다.

  지난해 5월 29일부터 9월 10일까지 실시된 5차 정밀발굴조사에서는 서쪽 담장지 조사, 4호, 6호 건물지 일부 재조사가 이뤄졌으며 남서쪽 모서리에서 출입시설을 확인했다.

  주목할 것은 장도 청해진유적 조사에 앞서 1990년 2차에 걸쳐 실시된 문화재연구소의 발굴조사결과 경사지를 깎아 만든 계단식 평탄지를 따라 건물지 및 계단지 등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에 걸친 유구 및 유물이 확인됐다는 점이다. 또한 극히 소량이기는 하지만 통일신라시대 해무리굽 청자와 주름무늬토기 등이 함께 출토됐다. 발굴조사를 통해 구전되던 법화사의 실체를 확인하는 큰 성과를 이룬 것이다.

  이에 군은 이미 전라남도기념물 제131호로 지정된 법화사지를 일반 관광객들이 볼 수 있을 정도로 보존한 상태에서 개방하고 법화사는 새로운 곳에 재현하자는 계획을 세웠다.

  군은 이와 관련해 법화사지 유적과 인접한 장좌리 산 16-56번지(제1안 예정지)와 해양생태전시관과 인접한 장좌리 251번지(2번 예정지)를 재현 위치로 압축해 전문가와 관계자들의 의견을 모았다.

  제1안 예정지는 법화사지와 인접해 사찰의 관련성이 높고, 법화사지와 비슷한 높이에 위치해서 법화사가 가졌던 조망과 경관의 감흥을 유사하게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법화사지와 재현된 장소가 연결됨으로써 관람 동선이 원활하고 비교 관람이 가능하다. 또한 유적지 관리에도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지형의 경사로 인해 토공사가 요구되며 법화사지의 출입과 관련해 유구가 있을 가능성이 있어 추가 발굴조사를 진행해야 하며 인근 저수지의 수로가 인접해 배수와 동선에 제약이 따른다. 또 청해진 유적과의 거리로 접근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제2안 예정지는 장보고의 다른 유적과 인접해 관람 동선이 짧아지며 주변 정비가 이미 완료된 상태로 편의 시설 등이 갖춰져 있고, 접근성이 좋다. 또 예정부지가 군 소유로 매입 등의 절차가 필요없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갯벌에 인접해 기초공사가 필요하며 공사의 정도가 난해하고 기간이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현재 접근로가 예정지의 측면으로 접근하도록 돼 있어 사찰 배치시 제한이 발생한다는 단점이 있다.

  두 개의 안이 뚜렷한 장단점을 가지고 있어 회의 참석자들 사이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교환됐다. 이날 회의에서는 ‘법화사 재현’은 장보고 유적과 연계된 완도 관광의 핵심 키워드가 될 것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었으나 예정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제시돼 재현 예정지 확정에 이르지는 못했다. 다만, 역사성, 관광객 유치 편의성 등을 고려해 더 깊은 고찰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의견을 모으고 예정지 선정은 다음 회의에서 다루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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