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지

 

정영래 완도문화원장
정영래 완도문화원장

힘의 원천 낙지!
  낙지는 문어과에 속하는 연체동물이다.
  우리말이 낙지이고 한자어로는 석거(石距)또는 소팔초어(小八梢魚)라고 한다. 낙지는 머리(대가리)와 발만 있다. 대가리가 몸통이며 내장(內臟)이 들어있다.

  낙지는 스태미나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낙지에 들어있는 타우린과 히스티딘 등의 아미노산이 칼슘과 흡수분해 되어 보양의 효과가 뛰어나다.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생선이기 때문에 낙지는 많은 속담을 담고 있다.

  ‘죽은 황소 살린 낙지’라는 말이 있다. 원기회복에 전설적으로 알려져 있으며, 모내기철 구릉 논 쟁기질을 하던 소가 지쳐서 쓰러지는 경우가 있다. 이때 호박잎에 낙지를 싸서 소 아가리에 밀어 넣어 먹이면 소가 벌떡 일어난다는 어른들의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원기에 좋고 살이 희고 맛이 달콤하다”고 했다.

   예전에는 ‘대머리 낙지대가리’라 놀리며 전 모 씨 머리를 낙지대가리라 불렀다. 탈모인들에게는 미안하지만 그 당시에는 외모 비하 발언이 지금보다는 조금은 자유로웠던 것 같다.

  또 ‘묵은 낙지 꿰듯 한다’는 말이 있다. 이는 손 쉬게 취할 수 있는 일을 뜻하는 말이다.

  ‘낙지대가리 하나 먹으면 밤에 각시가 즐겁다’는 말은 낙지의 대가리에 영양분이 가장 풍부해 남성의 스태미나를 보충시켜 부부관계를 즐겁게 한다는 뜻이다.

  지금은 낙지가 귀하다. 그러나 30~40년 전에 완도에도 갯벌이 많았다. 조금 때 횃불 하나만 들고 나가면 낙지를 그냥 주워 가지고 왔다.

  ‘뻘 속에 산삼’ 육지의 최고 보약은 산삼이며, 뻘에서 나는 최고의 보약은 낙지라 하여 바닷가 사람들이 즐겨 먹었던 음식이다. 서남해안에서 생산되는 낙지는 세발낙지이다. 세발낙지는 다리가 세 개 달린 낙지가 아니고 발이 가늘(細)고 부드럽다는 뜻이다.

  ‘세발낙지는 손으로 훑어서 머리부터 먹어야 제맛이다’ 꼴 보기 싫은 누구를 상상하며 꼭꼭 씹어 먹으면 분풀이 되고 더 고소하다.

  ‘낙지 탕탕이’ 강원도에서는 명태를 두드릴 때 하는 소리가 있다. “정철이 죽어라, 정철이 죽어라” 하며 분풀이를 한다. ‘관동별곡’으로 유명한 송강 정철이 이런 대접을 받는 것은 그가 강원도 관찰사로 재직하던 당시 일 처리가 그다지 공정하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전라도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아 낙지를 탕탕 조스면서(잘게 다지면서) 평소 저주했던 사람의 이름을 부르며 분풀이를 한다. 그 대상이 서방인지 딴 놈인지는 모르지만.

  ‘제사상에 오른 귀한 음식’ 남도의 제사상에는 빠지지 않고 오르는 낙지호롱구이는 남도의 연안이나 섬 지방에서만 오르는 귀한 음식이다.

  5~6월은 낙지가 제철이다.

  호주머니 사정 보지 말고 여름 보신을 위해 구제지원 상품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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