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거나 말거나 전복 스토리텔링

정영래 완도문화원장
정영래 완도문화원장

예부터 전복은 귀한 수산물이었다. 지역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조정에 진상하여 임금 수라상에만 들어가던 귀한 물목으로 평민들은 전복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고 이름만 듣고 살았다.

 그 후 전복양식이 성공하면서 일반에 대중화 되었지만 그 전에는 아주 귀한 생선이었다.

 전복양식이 최초 시작되던 시절이다. 전복 육상양식장 시설을 하면서 시설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은행거래를 하였다. 은행 시설자금담당자에게 전복 1관(3.75kg)을 선물했다.

 얼마 후 선물을 받은 담당자로부터 전화가 왔다.
“선물 보내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런데 왜 반쪽만 보냈습니까?”하는 것이었다.
 나는 이 말을 듣고 깜작 놀랐다. 당췌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했다. 잠시 후 상황을 이해하고서야 ‘아차 이 양반이 전복을 처음 보았구나’ 하고 무릎을 탁 쳤다.

그래서 “살아는 있지요?” 라고 질문하자 그는 “전부 살아있습디다.”라고 답했다.
 나는 “그렇게 반쪽으로 생겼는데도 영양이 풍부해서 전복이 귀한 수산물이랍니다. 전복은 버릴 것이 없어요. 요리하시는 분에게 자문하시어 살은 살대로, 창자는 버리지 말고 날 것으로 드시고 껍데기는 국물을 내서 국 끓이는 다시 물로 사용하십시오.”라고 설명했다.

 내 설명과 선물이 흡족했는지 이 덕분에 나는 융자를 쉽게 받아 사업을 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은행원이라면 엘리트 지식층이었는데도 전복을 보지도 못하고 먹어보지도 못했으니 전복이 얼마나 귀한 수산물이었는지 입증하는 일화다.

 이렇듯 전복 대중화는 완도 어업인들이 실현한 발상의 전환이며 땀과 헌신에서 발현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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