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광제 편집국장
윤광제 편집국장

 최근 코로나 19 사태로 온 국민의 마음이 얼어붙었다. 공장은 멈췄고 시장엔 발걸음이 끊겼으며 식당마저도 손님이 귀하다.

  이런 시기에 기부로 선행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런데, 최근 한 연예인이 기부를 하고도 그 기부금이 적다고 조리돌림을 당하고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논란이 된 연예인은 이시언이라는 배우다.

  당초 그는 재해구조협회에 기부를 하던 선배를 따라 작은 정성을 보탰을 뿐이다. 그리고, 기쁜 마음으로 자신의 SNS에 공개하며 사람들에게 기부문화에 동참을 유도했다. 그런데, 그게 독이 됐다.

  연예인 치고 기부금이 너무 적었다는 게 악플을 다는 사람들의 논리였다.
 놀리는 내용의 패턴은 대충 이렇다.  <김희선 2억, 아이유 2억, 김연아 1억, 손예진 1억, 정려원 1억, 서장훈 1억, 소유진 1억, 송중기 1억, 이영애, 수애, 박신혜 5천만원, 김나영, 김요한 천만원 ---이시언 “100만원”>

 그는 나중에 TV를 통해 ‘백시언이래 백시언’이라는 말로 자조감을 토로했고 웃음으로 승화시켰다. 그는 MBC ‘나혼자산다’라는 프로그램의 고정 출연자이지만 소위 잘나가는 A급 배우는 아니다. 그리고, 액수가 그리 크지 않더라도 꾸준히 기부를 실천하던 개념 연예인이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재조명되고 있다. 그러나, 그 짧은 시간 동안 감내해야 했던 고통은 엄청난 것이었다. 기부를 실천하는 것 자체가 고맙고 소중한 행위인데, 스타라는 이유로 금액에 따라 기부의 의미가 퇴색돼서는 안 될 일이다.

 물론 100억 원 이상을 기부하고도 잘 알리지 않는 하춘화, 조용필, 장나라 같은 사람들도 있다. 조용히 기부하는 것도, 언론을 통해 알리는 것도 모두 감사한 일이다. 알리지 않는 것은 그 나름대로 멋진 일이지만 언론을 통해 알림으로써 소심하지만 정의로운 사람들에게 기부문화를 전파하는 것 또한 중요한 일이다. 많이 가지지는 못했지만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그 활동이 온 국민에게 퍼진다면 사회는 더욱 아름다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안도현 시인의 ‘너에게 묻는다’라는 명시가 있다. 시의 전문은 모르더라도 한 구절은 들어본 적이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가 그것이다. 자신은 기부를 실천하지도 않으면서 누군가의 기부액이 적다고 함부로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그리고, 작은 실천도 누군가에게 큰 감동이 될 수 있으니 그 선행이 작다고 실천하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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