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래 장보고연구회 이사장

첫째, 복합화이다.

청해진은 무역과 관련된 종합적이고 복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 비즈니스 모델이다. 이러한 복합 비즈니스 모델은 뒤로는 후발국 기업들의 추격을 받고, 앞에서는 선진기업들의 압박을 받는 한국 기업들에게 절실한 모델이다. 오랜 세월 탄탄한 제조 경쟁력을 구축해온 한국 기업은 이제 제품, 기술, 사업을 복합화함으로써 새로운 진로를 모색해야 한다.

둘째, 네트워크화다.

장보고가 구현한 해상지배 역량의 원천은 동북아 해상과 연안을 거미줄처럼 엮는 네트워크였다. 오늘날의 경영환경에서 네트워크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종래 한국 기업들은 이 같은 경영 추세에 아랑곳하지 않고 대부분 자력주의, 순혈주의를 고집해 왔다. 이제 사내 기밀 유지, 임직원의 충성심과 단합 등을 중시하는 경영환경은 탈피되어야 한다.

셋째, 글로벌화다.

긴장완화 시대, 개방화 시대에 살아남는 노하우로 장보고는 글로벌스탠더드를 수용했다. 오늘날 글로벌화의 필요성을 당시보다 절박하다. 허나 대부분의 한국 기업들은 본국 경쟁력에 의존한 채 소극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현재 많은 기업들은 세계화(globalization)와 현지화(localization)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학계에서는 이 두 단어를 합성하여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이라 부르고 있다. 아직 그 구체적 방법론에 대해서는 합의가 없다. 각 기업은 자사의 핵심 역량과 제품, 시장의 특성을 고려하여 자신에게 맞는 글로벌화를 모색해야 한다.

무형자산의 활용.

장보고의 경쟁우위는 눈에 드러나는 것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즉 정확한 항로파악, 항해술과 조선술, 각 지역 산물과 거래에 대한 지식 등이야말로 절대적 경쟁우위 요소였다. 핵심기술을 비롯한 지식기반은 기업의 가치창출과 경쟁력의 원천이다. 오늘날 기업들에게 기술, 브랜드, 기업 이미지 등의 무형적 경쟁요소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경쟁자와 차별화를 꾀하려면 무형자산 축적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완도는 무형자산의 천국이다. 장보고, 임진전쟁, 어부사시사, 유배문화, 항일운동, 한국경제의 초석 해조류 등이다. 이 무형자산에 포장만 하면 바로 돈이 될 수 있다.

경영의 지속가능성 추구.

장보고의 죽음으로 청해진은 급작스럽게 몰락했다. 이는 청해진이 시스템이나 조직력을 갖추지 못한 장보고 개인의 역량으로 운영되었기 때문이다. 조직이란 리더의 개인적 한계를 넘어설 때에만 비로소 영속할 수 있다. 경영의 영속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확고한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시스템은 리더십과 더불어 조직을 구성하는 양대 축이다. 조직은 시스템을 통해 리더를 포함한 구성원 개개인의 약점이나 한계를 커버할 수 있다.

경영의 영속성을 위한 두 번째 방안은 후계자 양성이다. 서구의 많은 기업들은 차기 CEO를 육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반면 대부분의 한국 기업들의 후계 구도는 불분명하다. 리더십의 공백이라는 불의의 사태를 예방하는 법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500만 관광시대를 기대하면서 우리는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전 군민이 관광안내원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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