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귀 종

검정 고무신

 

                                      김귀종

 

하룻밤 자고나서 손가락 하나접고

또 한밤 자고나서 또 하나 다시접고

까까머리소년은 밤마다 손가락을 접으면서

애가 타도록 추석을 기다렸습니다.

학교도 가지 않고 어머니 손을잡고

시오리길 머다않고 닷새만에 돌아오는

시장에 따라가서

발에 맞춰 사주시던 검정고무신.

새신발 신고 학교가면 친구들 부러워서

어쩔줄 몰라하니 세상에서 제일인냥

으씨대며 뽐내던 철없던 어린소년

어떻게 흘렀는지 무얼하고 살았는지

칠십년세월 소식도 없이 가버리고

까까머리 사라지고 백발노인 되었구나.

팔을베고 누워 지난날을 생각하니

덧없이 보낸세월 참으로 허무쿠나.

인생사 내맘대로 할수만 있다면

어머니 손을잡고 시장가던 까까머리 그시절로

돌아가고 싶어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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