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출신 해상영웅 장보고대사의 기념비와 동상이 사라졌다.

제주 법화사 경내 장보고 비와 동상이 서있었던 자리. 지금은 텅 빈 공터에 서 있는 (사)장보고연구회 회원들의 심정은 참담했다.

2년전 장보고대사의 비와 동상을 땅에 묻어버렸다. 제주도 문화재위원들은 법화사를 장보고대사가 창건한 사실과 창건 연대가 불확실하다는 이유를 들어 법화사에 철거를 요구했다. 더구나 허가받지 않은 무허가 시설이라는 것도 한 이유였다. 철거하지 않으면 보조금을 주지 않겠다는 협박도 어이가 없다. 납득하기 어렵다.

대웅전에 모셔진 장보고대사의 영정도 한 쪽 구석으로 밀쳐내 버린 듯 가전기구들이 영정 앞을 막아서고 있으니... 제주도는 장보고대사 흔적 지우기에 나선 것인가?

1980년대 시몽스님(전 백양사 주지)이 주지로 부임하여 ‘법화사 복원 추진위원회’를 만들어 장보고대사의 유적 복원에 불씨를 지폈고, 법화사의 복원은 관광과 경제적으로 가치가 높다는 인식하에 제주도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관광인프라가 부족했던 시절에 장보고대사와 유적은 정신문화적 차원을 떠나 열과 성의를 다해 복원할 때는 그들에게 큰 경제적 가치가 있었을 터.

이제는 장보고대사가 관광자원으로서의 효용가치가 사라졌다는 것인가? 그렇더라도 서 있는 비와 동상을 굳이 없애려 한 그들의 저의가 의심스럽다.

장보고연구회 회원들 간 의견도 엇갈렸다. 진보와 보수, 정치적 논리에 따른 탄압이라는 설, 장보고가 등장함으로서 제주도 불교 도래 역사의 연대기가 흐트러진다는 설(창건 연대가 불확실), 복원사업 당시의 지원금 문제 등.

복원에 대한 방법도 현지에서 발굴해 그 장소에 다시 세워야 한다는 의견과 완도로 가져와야 한다는 의견으로 나뉘었다.

어찌됐든 현실은 안타깝지만 장보고대사의 비와 동상이 서 있던 장소에서 사라졌고 땅에 묻혔다는 것. 이를 현지에서 복원하든, 완도로 가져오든 풀어야 할 과제는 후손들의 몫이라는 것이다.

완도출신 해상영웅이 제주도에서 이토록 홀대를 받는다는 것은 지역민들에게 큰 상처일 수밖에 없다. 장보고대사의 위상을 재정립하는 차원에서 지역민들의 역량을 한데 모아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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