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보고연구회 제주 법화사 답사

2017년까지 서 있었던 장보고대사 비와 동상
장보고대사 비와 동상이 철거된 자리

근거 불확실‧무허가 시설, 보조금 담보로 철거 요구

유물 재발굴‧복원 작업‧위상 정립 등 과제로 남아

 

(사)장보고연구회(이사장 박봉욱) 회원 20여명은 지난 22일~23일 양일간 완도출신 해상영웅 장보고대사가 건립한 3곳의 사찰 중 하나인 제주 법화사(주지 정우스님)를 답사했다.

(사)장보고연구회가 실시하고 있는 답사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장보고대사의 진취적인 기상을 되살리고 완도 법화사와 장보고대사의 유적을 복원하는데 견인차적인 역할을 위해 추진하고 있다.

이에 앞서 (사)장보고연구회는 지난 5월 군관계자, 언론인, 의회 의원들과 함게 중국 석도진 법화사를 답사했었다. 이번 답사에도 연구회 회원과 군 담당자, 지역 언론인이 동행했다.

통일신라시대 장보고대사가 창건

제주 서귀포시 하원동(화원북로 35번길)에 소재한 법화사는 1971년 제주도 기념물 제13로 지정됐으며, 대한불교조계종 제23교구 관음사의 말사다.

통일신라시대 장보고대사가 창건한 사찰로 알려졌고, 중국과 완도 그리고 제주 법화사를 한 라인으로 연결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1481년(성종 12년)에 편찬한 ‘동국여지승람’과 1799년(정조 23년)에 편찬한 ‘범우고’에 그 존재가 나와 있다.

장보고대사가 선원들의 무사안녕을 위해 관음신앙을 모태로 서기 840년경 건립한 3개 법화사 중 하나로 추정하고 있다. 1269년(원종 10년)부터 1279년까지 중창이 이루어졌다. 따라서 1269년 이전에 창건된 사찰로 추정된다. 동국대 문명대 교수 완도 법화사와 같은 시기에 장보고에 의해 창건된 사찰이라고 밝혔다.

1980년대 시몽스님이 복원 추진

1530년대부터 1653년경 사이에 제주목사 이원진에 의해 폐사되어 흔적만 남아 있었다. 1980년 시몽스님이 주지로 부임하여 ‘법화사 복원 추진위원회’를 만들어 복원에 불씨를 지폈다. 법화사의 복원은 불자들만의 사업이 아니라, 정신문화 복원사업임과 아울러 관광과 경제적으로 가치가 높아 도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제주도와 서귀포시가 100억원의 예산을 확보하고 1982년부터 17년간 8차례 바라굴을 토대로 ‘법화사 종합정비복원계획보고서’를 작성하여 복원을 시작했다.

1983년 발굴시 정면 5칸, 측면 4칸의 큰 건물터가 발견되었다. 1990년 발굴시 해무리굽청자, 북송화폐 숭년중보 등이 발굴되었고, 법화사 존재 여부를 결정적으로 입증해주는 명문와당이 나왔다. 고려 원종 10년(1269년)부터 충렬왕 5년까지 11년간 중창했다는 명문이다. 이 유물로 미루어 장보고시대 창건된 것으로 추정된다.

시몽스님은 장보고대사가 창건한 사찰임을 알리기 위해 대웅전에는 장보고대사 영정과 위패를 모시고 2006년에 5,000만원을 들여 사찰 입구에 장보고 동상을 세우고, 2008년에는 재단법인 장보고기념사업회로부터 1억5,000만원의 지원을 받아 장보고 기념비를 건립했다.

제주도 문화재위원들 비와 동상 철거 요구

그러나 2017년 제주도 문화재위원들은 법화사가 장보고가 창건한 사찰임을 증명할 수 없고, 또한 비를 무허가로 세웠으므로 철거를 요구하여 2017년 12월 18일 장보고대사 동상과 비를 세웠던 장소에 매장하고 말았다.

매장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법화사 창건 연대가 불확실하고, 장보고가 창건했다는 사실이 문헌적, 고고학적으로 불확실하다는 것과 무허가 시설이라는 이유이지만, 한편에서는 정치적인 논리에 따른 탄압 또는 희생이라는 설이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또 문화재위원들은 당시 보조금을 담보로 비와 동상 철거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제주시 측이 장보고대사에 대한 홀대와 더불어 법화사에서 장보고 흔적 지우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대웅전에 모셔진 장보고대사 영정 위치에서도 무관심과 홀대 정황이 드러난다. 한 쪽 구석에 따로 재단을 두어 표준영정을 모시긴 했지만, 재단 앞을 막아선 가재‧가전기구 등이 어지럽게 놓여있어 영정을 알현하는 입장에서 썩 유쾌하지 않았다.

제주 법화사의 이러한 현실은 앞으로 완도 법화사 발굴과 연계하여 유물 복원과 장보고대사 위상 정립 등 지역 역량을 모아할 과제로 남게됐다.

법화사 대웅전 앞에서 회원들이 비와 동상 복원 결의를 다졌다

회원들 복원 결의...다양한 행사 기획

대웅전 한 쪽에 방치된듯한 영정

이러한 실상을 접한 이번 답사에 참가한 회원들은 참담한 마음으로 후손된 입장에서 유적과 유물을 재발굴‧복원해야 하자는 결의를 다졌다. 또 완도인의 조상에 관한 기록을 땅속에 버려두면 안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발굴하여 완도로 가져와야 한다는 의견과 현지에서 복원해야 한다는 의견 등을 개진했다. 구체적인 추진방법에대해서는 향후 관계 당국과 논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에 대해 박봉욱 (사)장보고연구회 이사장은 “한 때 제주도민과 뜻있는 사람들이 힘을 모아 발굴 복원하고, 건립한 비와 동상이 땅 속에 묻혀 잠자고 있다는 것이 안타깝다”며 “후손 된 도리로 앞으로 관계기관과 협의를 통해 유물을 복원하고 대사의 위상을 정립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한편, (사)장보고연구회는 완도 출신 장보고대사의 빛나는 업적을 군민들에게 알리고 21세기 완도인들 속에서 장보고를 재발견 하기 위해 올해 하반기에 다양한 행사를 계힉하고 있다.

오는 9월 20일 목포대학교 강봉룡교수를 초청해 장보고 강의를 기획하고 있다. 이 행사에는 연예인 박서진씨를 비롯한 여러 연예인들을 초청, 참가자들에게 즐거움을 더해줄 예정이다. 또 오는 10월 11일에는 장보고 탄신일을 제정하기 위한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며, 11월 18일에는 장보고대사의 죽음을 추모하는 다례제를 올린다.

사단법인 장보고연구회에서는 세계 속의 위대한 해양영웅 장보고대사를 21세기 세계 속의 완도로 도약하는 롤모델로 삼기 위해 군민 모두가 함께 행사에 참여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변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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