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우에게 듣는다/ 지희복 전 재경청산면향우회장

고향 발전 위한 숨은 봉사 30년

범바위 탐방로 조성 가장 큰 보람

열심히, 최선을 다하자는 좌우명

“고향 사람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시길 기원하면서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봉사를 했습니다” 지희복(71) 전 회장의 말이다.

지희복 전 재경청산면향우회장(서울 광진구, 라이트컴 대표)은 30년 넘게 고향 청산도에 고향사랑의 마음을 담아 봉사를 실천해 오고 있다.

지 회장은 완도중학교를 졸업하던 해 13세에 고향을 떠났다. 공군사관학교 교관이셨던 아버님이 돌아가시자 3남1녀의 장남이자 가장이 되어 가족을 부양해야만 했다. 동생들을 뒷바라지 하느라 열심히, 그리고 너무 바쁘게 살았다.

서울 광진구 구의동 테크노마트에서 컴퓨터와 부품, 주변기기를 판매하는 매장을 21년째 운영하고 있다. 동생들이 모두 잘 되어 나름대로 잘살고 있고, 지 회장은 딸만 넷을 모두 출가시키고 외손주들을 봤다.

6년전 제24대 재경청산면향우회장을 맡아 향우 회원들의 화합과 고향 완도군 발전을 위해 더욱 많은 봉사활동과 헌신으로 고향사람들의 찬사를 받아왔다.

1990년대 초 어느 날, 고향을 떠난 지 25년 만에 고향 청산도를 찾았다. 고향마을에서 어린 시절의 흔적들을 돌아보던 지 회장은 어려웠던 시절과 비교해도 크게 나아지지 않은 고향의 모습과 주민들의 생활을 보고서 고향을 위한 봉사를 결심했다.

“이 고장 출신으로서 작은 힘이나마 고향 사람들에게 보탬이 되는 일과 고향 발전에 기여하는 봉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지 회장은 아무런 댓가도 바라지 않았고 남모르게 고향사랑 봉사를 실천하고 싶었지만, 고향사람들로부터 고맙다는 감사의 전화를 받을 때 보람과 행복을 느끼기도 했다고 밝혔다.

지 회장의 고향사랑 봉사와 기증 내역은 노인정에 에어컨 설치와 어려운 가정에 전자제품을 기증하는가 하면, 고향사람들에게 명절에 음식 대접, 또 청산항 대합실 리모델링 등 대부분 주민들의 생활 편의를 위한 분야이다. 이러한 기부는 모두 자비를 들여 실행했다.

그 외에도 청산도 관광 활성화를 위해 범바위 관광산책로 2km를 자비로 조성하고 주변에 벚꽃나무 400주를 식재해 청산도 관광객 유치에 크게 기여했다.

뿐만아니라 주민들의 건강한 삶과 복지를 위해 청산도에 의료용 구급차를 기증함으로써 신속한 환자 이송 등 주민들의 의료환경 개선에도 크게 기여했다.

또 완도군행복복지재단에 기부금을 기탁하고 재경 향우들이 추진하는 상수도시설이 미흡한 섬마을에 생수보내기 캠페인에 참여하는 등 남모르게 실행한 고향사랑 선행을 실천해 왔다.

이러한 선행이 알려지면서 지 회장은 완도군수 표창(2002년)과 대한노인회장으로부터 감사패(2003년)를 받았으며, 2012년엔 완도군민의상 본상을 수상한데 이어 2018년 재경완도군향우회 정기총회 한마음축제에서 자랑스러운 완도인상을 수상했다. 이때 부상으로 받은 금 1냥(시가 200만원 상당)을 고향 청산도의 불우이웃 및 소외계층을 위해 쓰고 싶다며 완도군 행복복지재단에 기탁하여 지역민들에게 훈훈한 감동을 전하기도 했다.

다음은 지희복 전 회장과의 일문일답.

▲타향에서의 삶은 어떠했는지요. 생활신조나 좌우명은?

- 열 세 살때 고향을 떠나왔다. 상경 초기 많이 힘들었다. 가장으로서 가족을 부양하느라 앞만 보고 달려왔다. 항상 부지런히, 열심히, 최선을 다하자는 좌우명으로 살아왔다.

▲현재 하고 계시는 사업과 가족들의 삶은?

- 구의동 테크노마트 개점 때부터 컴퓨터와 주변기기를 판매하는 ‘라이트컴’을 경영하고 있다. 21년째 성업 중이다.

이제는 딸 넷을 모두 출가시키고 동생들도 모두 잘살아 후회는 없지만, 그동안 너무 바빠서 가족들과 함께 어디 한 번 놀러간 적이 없다. 그 흔한 가족여행 한 번 가지 못했다. 이 점 아내와 자식들에게 정말 미안하다.

지난해 딸들이 내게 ‘최고의 아버지상’이라는 상패를 만들어 줬다. 가장 소중한 상이라 생각한다. 내용은 “70년 세월을 하루도 제대로 쉬지 않고 게으름 부리지 않고 성실하고 부지런하게 달려온다는 것. 아버지 당신이기에 가능했습니다. 아버지의 희생과 인내를 밑거름 삼아 부끄럽지 않은 아버지의 자식으로 살아가겠습니다. 아버지 존경합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그동안 고향에 베푸신 봉사와 선행 중 가장 보람된 일이라 생각하는 것은?

- 범바위 오르는 길 탐방로 2km 조성과 벚나무 400주를 식재한 것이 가장 보람된 일로 기억된다.

▲고향 발전을 위한 조언은?

- 청산도 범바위는 관광상품으로 개발할 수 있는 소재가 담겨 있다. 범바위에 얽힌 전설과 그 주변에 흐르는 강한 자기장이다. 이 강한 자기장에서 생기(生氣)를 받을 수 있다는 스토리를 개발해 관광상품으로 홍보하면 좋을 듯 싶다.

저작권자 © 완도군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