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한 행정, 강단 없는 행정이라고 한다. 해묵은 민원을 처리하지 못하고 하세월이다.

민원을 원만히 해결해 주민 갈등을 봉합해야할 행정이 오히려 주민 간 갈등을 조장한다는 비난을 받는다. 그러한 행정에 대한 불신과 실망 속에 민심만 멍들어 간다.

신지명사십리해수욕장이다. 음식물 판매를 목적으로 임대 불하한 군유지 점사용 기간이 만료됐다. 해변의 시설물을 철거해야할 상황이다. 임차인은 시설물 철거에 동의하지 않는다. 행정의 설득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해변 시설물은 방치되고 해를 거듭할수록 흉물로 전락한다.

명사십리번영회 측은 관광지 이미지를 고려해 철거를 주장한다. 행정대집행을 해달라는 민원을 제기한다. 행정기관은 행정대집행을 하지 못한다. 번영회측 주민들은 실망하고, 분노한다. 무능한 행정이라고 비난한다.

행정은 시설물 내부에 사유재산이 존재한다는 이유로 행정대집행을 할 수 없다고 말한다. 임차인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 것. 너무 안일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해변상가협의회 소속 임차인들은 흉물 된 시설물이 관광객들에게 어떻게 보여질 지는 관심이 없다. 오히려 집단행동을 예고하며 행정기관을 압박한다. 생존권을 보호해달라며 시설물 이전할 대체 부지를 달라고 하거나, 관광객들이 음식 먹을 곳이 없어 불편을 느낀다고 주장하며 1인 시위도 한다. 결국 그 시설물에서 다시 관광객들에게 음식을 팔게 해달라는 주장이다.

명사십리번영회 측은 명분도 없고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발끈한다. 결국 명사십리번영회 측과 상가협의회 측 주민 간 기싸움 양상이 되고 말았다.

이 부분 행정이 잘한 게 없다. 행정이 강력한 철거 의지를 보여주지 못하고, “내가 화살 맞지 않겠다”며 어정쩡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사이, 두 단체 주민 간 갈등의 골만 깊어진 셈이다. 화살 피하겠다고 이쪽저쪽 눈치만 살피다 결국 여론의 화살을 맞게 됐다. 행정의 패착이다.

명분을 앞세워야 한다. 명분을 앞세운다면 오히려 행정이 더 유리하다. 국내 최초 블루플래그 인증을 받은 해수욕장이라는 합당한 명분이 있지 않은가?

블루플래그 인증에 걸맞는 전국에서 가장 깨끗한 해수욕장을 만들겠다는데 긴 설명은 필요없다. 행정의 강한 추진 의지가 필요하고, 주민들은 지역 이미지 제고를 위해 이기심을 버리고 행정에 협조해야 한다.

블루플래그 인증 해수욕장은 가장 깨끗한 해수욕장, 가장 안전한 해수욕장이다. 한 가지 더 주민 간 갈등이 없는 해수욕장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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