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로 기상재해의 빈도나 강도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반면 농가들의 농작물 재해보험 가입률은 저조하다.

최근 영암, 해남, 강진에 이어 완도군 섬 지역까지 신종 병해충 벼 먹노린재가 창궐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기준 완도군 벼 재배 전체면적의 29%에 해당하는 579ha에서 벼 먹노린재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 면적이 군내 벼 재배 전체면적의 30%에 근접하고 있으니 심각한 수준이고, 농가 소득 안정성을 위협하니 우려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완도군 농가들의 벼 농작물재해보험 가입률 순위는 전남 22개 시‧군 중 21위다.

벼 재해보험 가입시기 종료일인 지난달 28일 기준으로 완도군의 보험 가입률은 41%. 전라남도 평균가입률 61%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농작물재해보험의 경우 과수 등 상대적으로 농가소득이 높은 품목일수록 비싼 보험료에도 가입률이 높고, 소득이 낮은 벼의 경우 저렴한 보험료임에도 가입률이 낮은 것이 현실이다. 더구나 경작면적 1ha 미만 영세소농일수록 보험 가입을 외면한다.

보험료에 대한 자치단체의 지원금 수준은 각 자치단체마다, 또는 품목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완도군의 경우 벼에 대한 보험료는 도비, 군비, 농협 지원금을 빼면 농가 부담금은 겨우 15%임에도 가입률은 낮다.

이 대목에서 보험 가입을 외면한 농민만을 탓하랴? 아니다. 농가의 안정적인 소득기반 확립을 위해 필요한 대책을 강구하고, 농작물재해보험 가입을 독려하고 홍보해야 할 농협과 자치단체도 이 부분 자유롭지 못하다.

영세소농은 소득이 적은 만큼 보험에 가입할 여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꺼리거나 외면하는 게 아니라 정말 여력이 없을 수도 있고, 벼 먹노린재가 보상 대상에 포함되는지 몰랐을 수도 있다. 벼 먹노린재의 경우 2018년부터 보상 대상에 포함됐다.

농업 비중이 낮다고, 수산업이 주업이고 농업은 부업이라고... 지역 특성과 정서를 앞세워 애써 합리화 하거나, 스스로 농업을 비하하거나 자학하지 말자.

농사는 자식과 같은 것. 아무리 못난 자식일지라도 내 자식은 소중하다. 아무리 하찮은 존재일지라도 누군가에게는 가장 소중하고 전부일 수 있다. 한 해 농사를 망쳐버린 영세소농의 아픔이라고 대농의 아픔과 다르겠는가?

농협과 자치단체는 일정 면적 미만을 경작하는 영세소농에 대해 보험료 지원금을 차등 적용해 영세농가 부담금을 더 줄여주는 대책도 내놓을만하지 않은가?

농협과 자치단체는 영세소농을 구제할 대책을 강구하고 농작물재해보험 가입을 더욱 독려하고 홍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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