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기념관, 조국과 동료 위해 항공폭격 유도하다 전사

전쟁기념관은 지난달 28일 완도 출신 여방오(1928.2~1953.6) 육군 일등중사를 ‘7월의 호국인물’로 선정했다.

여 일등중사는 전남 완도에서 태어나 1952년 1월 군에 입대했다. 6·25전쟁 휴전회담 막바지인 1953년 6월, 제12보병사단 52연대 9중대 분대장으로서 강원도 인제군 서화 북방 812고지 전투에 참여했다.

812고지는 서화에서 인제를 잇는 국군의 주요 보급로였다. 북한군은 1953년 6월 8일 우세한 병력으로 파상 공격을 감행해 52연대의 방어진지를 돌파한 뒤 812고지 동쪽 능선이었던 쌍용 고지까지 점령했다.

위기에 처한 국군 12사단은 쌍용고지 탈환을 위해 여방오 일등중사가 속한 9중대를 투입해 반격을 시도했으나 번번이 무산됐다. 여 일등중사는 더는 아군을 위험에 빠뜨릴 수 없다는 생각에 단신 돌격을 결심했다.

아군의 항공폭격을 유도하고자 항공기가 공중에서 쉽게 식별할 수 있는 대공포판을 메고 직접 북한군의 기관총 진지로 뛰어들었다. 죽음을 무릅쓴 여 일등중사의 유도를 받은 공군기는 적 기관총 진지에 화력을 퍼부었다.

북한군 기관총 진지는 파괴됐고, 아군은 고지를 탈환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여 일등중사는 장렬히 전사했다. 정부는 고인의 전공을 기리어 1955년 3월 을지무공훈장을 추서했다.

4일 오후 2시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호국추모실에서 유족과 육군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고인을 추모하는 현양 행사가 거행된다.

저작권자 © 완도군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