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중섭 편집국장

신지 명사십리해수욕장에서 만난 한 주민의 볼멘소리가 귓가를 맴돈다.

“저기 좀 보쑈. 저렇게 지저분헌디 먼 블루플래근가 먼가 인증받았다고 떠들고, 인증 선포식도 헌단디 먼 짓인지 모르것쏘. 블루플래그란 것은 어떻게 인증 받었는가 모르것쏘. 개장도 얼마 안남았는디 어쩔란가 모르것쏘.”

걱정 반 체념 반이 섞인 말투다. 개장이 불과 10여일 밖에 남지 않았는데 명사십리 해변 초입 관광객 통행이 가장 많은 곳에 경관을 해치는 낡은 천막구조물 볼썽사나운 모습을 본다면 그 주민의 심정을 이해할 만하다.

게다가 천막 주변에 나뒹구는 폐가재도구들은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에 충분하다.

물론 피서철 지난 해수욕장의 그 황량한 풍경이란... 모르는 바 아니나, 신지 명사십리해수욕장은 피서철 뿐만아니라 사철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는 명소다. 때문에 연중 쾌적한 환경을 유지, 관리해야할 이유가 충분하다.

블루플래그(BLUE FLAG) 인증을 받았다. 국내 최초, 아시아에서 두 번째다. 블루플래그 인증 그 자체를 부정하거나 색안경을 끼고 보자는 게 아니다. 부정하지 않는다.

명사십리해수욕장은 그 명성만큼이나 맑은 공기와 푸른 바다색, 파란 하늘, 고운 모래알과 주변의 숲, 탐방로 등 천혜의 자연 경관을 갖춘 사계절이 아름다운 명품 해수욕장이다. 공기 비타민이라 불리는 산소 음이온이 풍부하고, 수질이 맑고 깨끗하다.

인정한다. 필자도 가끔 답답한 마음으로 달려갔다가 청량한 공기를 품고 돌아오는 곳이니.

블루플래그는 안전과 환경, 수질 관리 부문 등 100여 가지 항목을 충족해야 하고, 엄격하고 까다로운 평가를 거쳐 인증된다. 그렇게 블루플래그 인증을 받은 친환경 명품 해수욕장을 보유하고 있다는 건 완도군에도 군민에게도 큰 복이 아닐 수 없다.

중요한 건 블루플래그 인증이 끝이 아니라 이제부터 시작이다. 블루플래그에 걸맞는 깨끗한 해수욕장을 만들도록 더욱 많은 관심과 힘을 쏟아야 한다. “블루플래그 인증을 받은 해수욕장이 저렇다”라는 비난을 받아서야 되겠는가?

완도군도 “블루플래그 인증과 해양치유산업의 취지에 맞게 신지 명사십리해수욕장을 전국에서 제일 깨끗하고 쾌적한 해수욕장으로 가꾸어 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오는 7월 8일 개장식과 더불어 있을 블루플래그 깃발 게양식은 주민들이 공감하고 인정하는 깃발 게양식, 가장 깨끗한 해수욕장 가꾸기 시작을 알리는 깃발 게양식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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