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귀 종

-전 군외면 번영회장     -백세신문에 기고

 

그칠  줄 모르고 내리는 봄비는

정녕 할머니를 떠나보내는 작별의 눈물인가.

70년을 동거동락하던 할머니를 요양원에 보내던 날

할머니는 헤어지기 싫어 울었고

할아버지는 보내기 싫어 울었단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늘 곁에 있어 행복했던 반려자와

다시 만날 기약 없이 생이별이 왠말이냐

이렇게 슬픈 일이 세상에 또 있을까!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변치 말자” 던 결혼식날 그 언약도

“같이 살다 갈 때는 같이 가자” 던 늘그막의 그 약속도

아무 소용없는 것을

지키지 못할 바엔 왜 했단 말이더냐.

모두 다 떠나가고 빈 방에 누웠으니

허무쿠나 인생사가

젊은 시절 하던 고생 보답 한 번 못해 주어

어찌 용서 빌어볼까 기회 만 바랬는데...

힘든 시절 잊었는지

웃고 있는 할매사진 내 가슴에 매이구나

편한 세상 못살리고 보낸 마음 아프구나

복받쳐 오르는 설움 참을 수가 없었기에

소리내어 큰 소리로 땅을 치며 통곡하니

하늘도 울어주고 이웃들도 같이 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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