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도어가 탐방/ 금일 용항리 천지환씨

양식어장 더 확장하고픈 꿈

지역사회 참여‧봉사도 열심히

약산 당목항에서 금일도행 배를 탄다. 섬으로 향하는 마음은 늘 설렌다. 뱃머리에 부딪히는 흰 파도에 아침햇살이 부서져 튀어 오르니 눈이 부시다. 날씨는 더없이 화창한데도 마음 한 켠이 무거워지는 건 아마도 다시마 가격 하락 소식을 접한 탓이리라. 오늘은 다시마 양식어가 취재다.

금일면 용항리. 귀어 3년차를 맞은 청년 귀어인 천지환(37)씨를 만난다. 검게 그을린 얼굴에 그리 많지 않은 욕심을 가지고 매일 바다에 나가 다시마, 전복 양식업에 매달리는 바다 사나이다.

천씨 역시 여느 귀어인처럼 “바다에서는 노력한 만큼 벌 수 있다”는 것을 진리로 여기고 매일 바다에 나간다. “많은 욕심을 부리지 않아요. 올해는 특히 열심히 노력 했지만 수확량이 적어요” 올해 3월 강풍이 심하게 불어 건다시마 줄이 많이 떠내려갔다. 수확량이 적을 수밖에 없다. 자연을 거스를 수 없다는 것도 진리로 여긴다.

올해는 인건비는 오르고 다시마 가격은 내렸다. 소득이 적다. 그러나 꾸준히 생업에 매달린다. 어려움은 또한 지나갈 뿐 곧 좋은 날이 온다는 희망을 품고 산다.

수확량이 적든 많든 다시마 가격이 내리든 오르든 아랑곳 않고 바다를 삶의 터전 삼아 열심히 살아가는 다시마 사는 곳 용항리. 옛날에 돈이 굴러다녀 여느집 개들도 1만원짜리 돈을 물고 다녔다는 용항리는 현재 금일에서 가장 많은 청년 귀어인들이 산다. 줄잡아 11가구나 된다. 대부분 다시마, 전복 양식을 하고 있다.

천씨도 각박한 도시 직장생활에서 해방되고 싶어 귀어했다. 금일고등학교, 순천대학을 졸업했다. 대기업 계열사 농기계 개발실에서 근무했다. 연봉이 5천만원을 넘었다. 7년쯤 근무했다. 그러나 훌훌 털어버리고 고향으로 내려왔다. “수입 면에서나 사는 면에서나 도시 보다 나아요. 떠나고 싶지 않습니다”

바다는 넓은 만큼 기회도 많다

그는 매일 새벽 어둠을 뚫고 바다에 나간다. “매일 보는 바다지만 항상 새롭고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바다입니다” 그는 그런 바다에서 보람을 느낀다.

“바다는 넓어요. 넓은 만큼 기회도 많아요. 하고 싶은 일도 많습니다” 천씨는 양식 어장을 더 확장하고픈 꿈이 있다. 배도 몇 척 늘리고 싶다. 인터넷 쇼핑몰도 만들고 싶다. 아직 젊으니 서두르지 않겠다. 서서히 꿈을 펼쳐볼 생각이다.

그는 꿈을 펼치기 전 해결해야 할 일이 있다. 삶의 동반자를 아직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혼 꼭 하고 싶습니다. 부모님도 며느리를 빨리 보고 싶어 하시죠” 그는 함께 바다에서 꿈을 펼쳐갈 평생 동반자를 찾는다며 기자에게 ‘공개 구혼장(?)’을 요청했다. 외국산이 아닌 순수한 국내산을 원한다는 조건도 달았다.

해 뜨기 전 널어야 좋은 품질

강풍에 많이 떠내려 갔지만 다시마 작황은 어느 해 못지않게 좋다. “이곳 용항리 바다는 뻘이 좋아요. 풍량, 풍향, 조류가 다시마 양식에 더없이 좋은 곳이죠. 건다시마 폭이 넓고, 두껍고, 인체에 좋은 게르마늄과 알긴산, 칼륨, 철분, 식이섬유가 풍부합니다”

‘금일 명품 다시마’ 명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지만 이곳 용항리에서 생산되는 건다시마는 타 지역 보다 품질이 우수하다는 설명이다.

좋은 품질의 비결은 새벽에 바다에서 걷어 온 다시마를 해가 뜨기 전에 건조장에 널어야 한다는 것. 싱싱함 그 자체를 따가운 햇볕에 바로 건조해야 싱싱하고 맛좋은 건다시마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정성을 다해 널고 걷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주 종목에 전력 질주하라

후배 귀어인에게 조언하고 싶은 말이 있다. 그는 “귀어시 종목 선택에 신중을 기하라. 종목을 선택했다면 기웃거리지 말고 외길만 가라. 주종목에 전력 질주하라”고 당부했다.

천씨는 귀어 후 마을청년회, 방범대, 119구조대 등 지역사회 참여와 봉사도 열심히 하고 있다. 미래의 꿈을 펼칠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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