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도어가 탐방/금일도 일정리 천석희 장은주 부부

다시마 품질 좋기로 소문난 어가

귀어 초기 부모님이 든든한 배경

고향에서 꿈 펼치며 지역사회 봉사

“바다에서는 노력한 만큼 벌 수 있지요” 귀어를 결행하게 된 이유를 묻자 그 대답은 간단했다.

귀어 9년차 천석희(43) 장은주 부부(40)에게 바다는 삶의 터전이다. 금일도가 고향인 천씨는 지난 2010년 귀어했다. 부모님의 다시마 어장을 이어받아 바다에서 미래의 꿈을 펼치고 있다.

대기업 전자제품 엔지니어였던 천씨는 10여년째 각박한 도시생활과 직장생활에 지쳐갈 무렵 귀어에 마음을 굳혔다. 천씨의 아내 장은주씨도 천씨의 결단에 힘을 보탰다. 고향 금일도에 내려와 금일수협에서 5년간 일했다. 본격적인 귀어를 준비했던 기간이다.

귀어의 배경에는 평생 금일도에서 김과 다시마를 양식하며 살아온 부모님이 계셨다. 든든한 버팀목이기도 했다. 어렸을 적 부모님의 다시마 양식 일을 보고 자란 터라 일에는 어려움이 없었다. 부모님의 다시마 양식 일을 도우면서 부모님께는 든든한 아들이 됐다. 이젠 건다시마 90줄, 전복 가두리 1,000칸을 경영하는 청년 어민후계로 성장했다.

금일도의 ‘명품다시마’

금일도는 수온과 조류가 적당해 다시마 양식에 천혜의 환경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금일도에서 생산되는 다시마는 품질 면에서 타지역 다시마보다 월등한 품질을 자랑한다.

“이곳 적정한 수온과 조류가 다시마 양식에 큰 복을 안겨주지만, 매일 자식처럼 돌보는 정성도 최고 품질을 인정 받는 비결이지요”

특히 천씨의 다시마 어장과 건조장의 환경은 금일도에서도 두 번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좋다. 그가 생산해 내는 다시마의 품질 또한 금일도에서 최고로 평가 받는다. 매년 위판 때마다 최고 등급과 최고가를 받는다.

금일도 인근 바다는 국내 다시마의 70%가 생산되고 있는 곳이다. ‘다시마 섬’이라는 평일도의 별칭이 이상할 게 없을 정도다. 늦봄부터 시작되는 약 두 달 간은 금일도 주민들에게 있어 든든하게 한 해를 버티게 할 작업을 펼칠 주요시기다.

지난해 금일도에서는 총 3,500톤의 다시마가 생산됐다. 다시마로 창출되는 한해 수익만 약 300억 원 규모에 이른다. 다시마는 섬마을 사람들에게 풍요로움을 가져다 준 선물이라고 할 수 있다.

좋은 건조장 환경도 일조

이섬에 귀어한 젊은 사람들 대부분이 다시마 양식을 한다. 매년 이맘때는 두 달간 금일도의 밭과 논 그리고 공터 곳곳은 모두 다시마 건조장으로 변한다. 다시마가 마을을 까맣게 수놓은 풍경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일조량이 좋고 바람이 잘 통하는 건조장의 환경도 품질 좋은 다시마 생산에 없어서는 안되는 조건이다. 금일도 어디를 가나 햇빛이 좋고 바람이 잘 통하지만 천씨의 건조장은 바람이 잘 통하는 해안가 언덕에 자리잡고 있다.

“좋은 건조장에서 좋은 건다시마가 나오는 건 당연하지요” 천씨는 자신이 생산한 다시마에 대한 자부심도 크다. 건조장 바닥은 맥반석 돌을 깔아 놓은 것도 품질 좋은 다시마를 생산하는 비결이다. 비닐을 깐 곳보다 건조능력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만병에 좋은 다시마의 효능

다시마는 예로부터 피를 맑게 하고 혈압을 내리는 식품으로 손꼽혔다. 다시마에는 성인병을 예방하는 성분이 많다. 특히 ‘알긴산’이라는 식이섬유는 콜레스테롤 수치와 혈압을 내리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 끈적끈적한 점액질인 알긴산으로 미세먼지와 중금속을 흡착·배출한다.

또 다시마에 함유된 글루타민산은 감칠맛을 내는데 뛰어납니다. 글루타민산은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기억력과 집중력을 개선해 치매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아미노산의 일종인 ‘라미닌’은 혈압을 내리고 혈액 속의 콜레스테롤이 혈관에 달라붙는 것을 막는다. 다시마에 들어 있는 칼륨 역시 나트륨을 밖으로 내보내 혈압을 내리는 역할을 한다.

천씨는 지난해부터 완도군수산경영인 금일읍협의회 회장과 금일읍 축구동호회 회장, 전복산업연합회 금일협의회 이사 등을 맡아 을 맡아 지역사회에 봉사도 열심히 하고 있다.

천씨는 “바다 일을 천직이라 생각하고, 부모님을 모시고 살겠다”며 고향 바다를 지키겠다는 것이 앞으로의 계획이다. 그는 또 “한 때 새로운 작목을 시작해 볼까하고 고민도 했습니다만 지금 시기가 좋지 않은 것 같다”며 “귀어를 생각하고 있는 청년이 있다면 작목 선정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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