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송현 해양치유산업과장

걷기 좋은 계절이다. 요즘 언론과 방송을 통해 홍수처럼 쏟아지는 건강 정보 중에는 단연 걷기 운동이 대세다. 빈약한 의학 상식을 동원하여 그 근거를 찾아 굳이 나열하지 않아도 걷기가 건강에 좋다는 것은 모두가 인정할 것으로 생각한다.

필자는 외청에서 근무한 관계로 거의 매일 아침이면 본청에서 이루어지는 각종 회의 등 업무를 추진하기 위해 주도리 일방통행로를 통해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등청을 한다. 물론 시간에 쫓기거나 날씨가 궂은 날이면 차를 이용하지만 가급적 걸어서 이동하려고 노력한다.

해조류센터를 출발해 해변공원을 거쳐 주도리 일방통행로를 통해 군청까지 오간다. 이동 시간은 빠르게 걸었다 싶으면 약 15분이면 도착한다. 짧은 거리지만 왕복 30분의 걷기 시간은 하루를 보내는 시간 중 가장 즐거운 시간이기도 하다.

특히, 아침 공기를 마시며 일방통행로를 걸을 땐 정겨운 이웃들을 만날 수 있다. 자전거 수리점, 이발소, 농약상회, 동네목욕탕, 튀김가게, 이불가게, 세탁소 등 친근함이 느껴지는 이웃들과 하루를 시작한다.

그 길에는 짐수레를 끌며 시장을 오가는 사람들, 등굣길에 나선 학생들, 발걸음을 재촉하며 일터로 향하는 사람, 모두가 정다운 이웃이다.

하지만, 일방통행로를 이용하다 보면 과속 차량들로 인해 사고 위험을 자주 느껴 늘 아쉬움이 많다. 아침 시간대에는 지역 상가를 이용하기 위해 진입한 차량보다는 군립도서관 입구까지 무정차 통과하는 승용차들이 대부분이다.

이들 중 대부분은 중앙로 큰길을 이용할 경우 중앙시장 앞 건널목에서 신호 대기하는 시간이 불편해서 일방통행로를 이용한다고 한다.

잠깐의 신호 대기 시간이 짜증난다고 비좁은 도로로 진입하여 보행자들의 즐겁고 상쾌한 보행 분위기를 망치고 있는 것이다.

일부 운전자는 보행끌채에 몸을 의지하며 힘겹게 걸어가고 있는 어르신들 뒤에서 경적을 울리며 한쪽으로 빨리 비킬 것을 요구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어 더욱 안타깝다.

이제부터 일방통행로를 걷기 좋은 환경으로 만들어 보행자들에게 양보하면 어떨까요? 물론, 주변 상가를 이용하기 위해 진입하는 차량은 예외하고요.

큰길 건널목에서 잠깐의 신호대기 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갖고 보행자에게 양보하는 배려의 미덕을 실천한다면 완도읍이 더욱 살기 좋은 도시가 되지 않을까요?

양방향 통행으로 인한 교통체증을 해소하고 지역주민과 보행자들에게 생활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일방통행로를 지정했던 배경을 한번쯤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이를 계기로 사람들이 일방통행로를 많이 이용한다면 주민의 건강증진은 물론 지역의 활력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소박한 기대도 해본다.

저작권자 © 완도군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