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호 기자

금일명사십리해수욕장을 비롯한 관내 대부분의 해안은 청정지역인 완도의 무한 자원이다. 청정 모래밭과 쪽빛 바다, 아름다운 경관 등을 자랑해 해마다 관광객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완도의 해안은 관광소득원이자 주민들의 삶의 터전이다. 그런데 그 삶의 토대가 위협받고 있다. 갈수록 모래 유실이 심해지는 탓이다. 심한 곳은 모래가 온데간데없이 백사장이 자갈밭으로 변해가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신지명사십리해수욕장 울몰 마을 방향 백사장 모래 유실은 소나무 숲도 위협하고 있다. 모래가 유실되어 절벽이 형성되고 소나무가 뿌리 채 노출되는 등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울몰 마을 선착장 인근해역 바닷속에는 모래 언덕이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수욕장 모래 유실의 원인을 규명하지 않고 모래 보강사업을 할 경우 결국 백사장 복원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막대한 예산낭비만 불러올 수 있다.

해안 침식과 모래 유실은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이 직접적 요인이라는 게 중론이다. 거기에다 매립이나 방파제 등 인공구조물 설치에 따른 해류 변화도 빼놓을 수 없다. 상황이 이런 데도 마땅한 해법은 나오지 못하고 있다. 해마다 트럭으로 모래를 쏟아 붓거나 모래포집기를 설치하는 게 고작이다. 연례행사 수준이다.

더욱 큰 문제는 유실된 모래로 인한 마을어장의 황폐화다. 인위적으로 채워 넣어진 모래들이 마을어장으로 유입되면서 해조류의 서식공간을 잠식한다. 해조류를 먹고 살아가는 소라·전복 등이 보이지 않는 이유다.

작금의 상황을 방치하다간 관내 백사장 대부분이 사라질지 모른다. 때문에 해안 살리기가 당면 과제인 것은 분명하다. 단순 처방 같지만 무엇보다 해안 침식을 부채질하는 인공시설 확장을 막아 더 이상 모래가 유실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청정해역인 완도를 보존하고 후손들에게 아름다운 자연을 물려주기 위해서는 과학적인 원인 규명과 모니터링, 실질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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