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호 기자

6·13지방선거가 막을 내리면서 선거 기간 동안 지역 주민들간 극에 달했던 분열과 갈등의 골을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 일을 빨리 서둘지 않고서는 선거 후유증이 지역 사회내의 갈등으로 번질 우려가 있다.

선거 후 나타나는 단골 메뉴이자 빼놓을 수 없는 문제 중 하나가 선거 때 발생한 앙금과 갈등을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에 대한 해법을 찾는 일이다. 선거가 끝나고 당락이 결정되면 당선자는 겸손해지며, 화해의 손길을 내밀기 마련이다. 반대로 낙선자가 당선자에게 먼저 축하의 뜻을 전하고, 지역발전을 위해 자신의 몫까지 노력해 줄 것을 당부하기도 한다.

어느 쪽이나 지도자로서 군민들에게 보여줘야 할 아름다운 모습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선거운동 기간 동안 갈등의 골이 너무 깊었던 탓인지 우리지역에서는 아직까지 이렇다 할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 혹여 당선자가 당선의 기쁨과 연일 밀려드는 당선축하 인사에 묻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을 잊어버리고 있지나 않는지 걱정이다. 누가 뭐래도 당선자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낙선자에 대한 위로와 격려다.

우선 선거과정에서 생긴 감정의 골을 씻어내야 한다. 그것이 그대로 남아 있는 한 갈등은 지속되고, 그러다 보면 선거 후유증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선거 이후 지역사화 발전과 군민들의 화합을 위해 모두가 동참해야 한다. 선거에 출마했거나 선거 운동에 나섰던 사람들이 앞장서야 한다. 지역 유지들과 언론매체들도 이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이 감정을 씻지 않는 한 지역화합은 있을 수 없고, 그렇게 되면 지역발전도 있을 수 없다. 선거결과가 그런 현상으로 이어진다면, 그것은 하나를 얻고 둘을 잃어버리는 것이나 다름없다.

군민들은 서로를 격려하는 모습이 보고 싶다. 그렇기 위해서는 우선 당선자가 잘 해야 한다. 겸허하고 진솔한 마음으로 상대 후보를 찾아 위로하고, 지역발전을 위한 기탄없는 의견을 들어야 한다. 끝까지 선전(善戰)했다가 낙선한 사람도 지역화합을 위한 대열에 참여해야 한다. 여러 가지로 속상한 일이 많겠지만, 화합을 위한 노력의 비중을 따지자면 낙선자가 오히려 더 무겁다.

선거 이후 완도는 대립과 갈등이 아닌 소통과 화합의 정치, 그리고 생활 정치가 그 무엇보다 우선이며 군민들 또한 간절히 원하고 있다. 지역민간의 편 가르기가 되지 않고 갈등이 없어야 하며, 군민이 선택한 당선자는 낙선자를 포용하고, 낙선자는 당선자에 힘을 실어주어 함께 군민 화합을 이끄는 ‘통 큰 정치’가 펼쳐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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