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완도어촌민속전시관 <상념展> 송윤선 작가

작가에 상념(想念)이란 어떤 의미일까. 흐르는 샘처럼 창작 혼이 솟구치는 원천일까. 그가 종국에 닿고자 하는 궁극의 목적지일까. 그도 아니면 치열한 작가정신과 현실을 씨줄과 날줄로 엮어 만들어진 고뇌의 거미줄일까.

오는 31일까지 한 달간 완도어촌민속전시관 상설전시관에서 ‘상념展’을 여는 송윤선 작가의 인터뷰를 진행하기에 앞서 잠시 리플릿 전면에 실린 그의 연작 중 몇 점을 보며 생각했다.

작가는 그가 줄곧 천착하고 있는 ‘상념’에 대해 “우리가 하고 있는 생각이 세상을 만들고 삶을 지속시킨다는 뜻에서 제목을 <상념>이라고 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기자가 “미술에 대해서 문외한인데 하물며 비구상이라니…”며 곤혹스러워하자 “광물 등 자연에서 얻은 천연재료와 물감을 활용해 작업을 한다”며 “창살 같지 않아요?”라고 넌지시 자신의 작품세계로 인도했다.

그렇게 짧은 힌트 하나를 얻고 보니 송윤선 작가의 작품인 상념 연작들은 점과 선이 만나면서 창 모양을 이루고, 그 창들은 다시 번짐의 기법을 통해서 마치 얼룩처럼 정형화되지 않은 문양들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데로 생각이 닿는다. 또 번짐이 만들어낸 문양들은 때로는 꽃 같기도 하고, 때로는 빛살 같기도 하며, 격자무늬 창살 같기도 하지만, 내면의 상념을 번짐 기법으로 만들어낸 독특한 그의 작품 세계를 이들 몇 가지 단어로 표현하기에는 오히려 적절치 않아 보이기도 하다.

불현듯 서울 등 수도권을 무대로 창작활동에 전념하고 있는 송 작가에게 “왜 하필 멀고 먼 완도에서 개인전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곧바로 “우연히 지인의 소개로 인연을 맺게 됐는데, 완도의 자연도 사람도, 그리고 공기까지도 너무 좋다”며 활짝 웃었다. 역시 작가는 자유로운 영혼을 지닌 사람이다.

수원대학교 미술대학원 조형예술학과(석사)를 졸업한 이후 개인전(8회)과 단체전(20회), 국제아트페어 등을 통해 왕성히 작품활동을 펴온 송윤선 작가는 현재 한국현대미술가협회 사무국장을 맡는 등 협회 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작가 송윤선의 치열한 예술혼이 빚어낸 작품들이 척박한 완도예술을 살찌우고, 지역 주민들이 저마다 가슴 안에 하나씩 품고 있는 상념의 씨앗을 꽃피우는 자양분으로 작용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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