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식(완도지역자활센터장)

완도지역자활센터는 2004년 12월에 보건복지부로부터 지정을 받아 지금까지 열정적인 봉사와 희생정신으로 우리 사회의 가장 어렵고 힘든 계층에게 희망의 싹을 틔우고 희망의 빗물이 되어 미래의 무지개 문을 열게 하는 견인차 역할을 해 오며, 곧 12주년을 맞이하게 된다.

지난 11년이 너무도 바빴기에 많은 것을 잃었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러나 돌이켜 보면 많은 것을 배웠고, 엄청난 일들을 해 냈음을 본다.

특히 우리 참여 주민들의 애환을 들어 보면, “게으르지도 않았고, 나쁜 짓도 하지 않았지만, ‘가난’이란 놈에게 발목 잡힌 후로는 가슴에 든 멍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다.”며 눈시울에 이슬이 맺히기도 한다. 내 자식들에게 가난을 대물림 할 수 없기에 자활사업의 현장에서 팔을 걷어 올린 우리 참여주민들의 땀방울을 보면서, ‘내 일(My job)을 통한 내일의 행복’을 본다.

우리 완도지역자활센터는 청소(깨끗한청소), 주낙줄(어구정비), 영농(청완해농장), 누룽지, 세탁, 반찬배달 등 6개의 자활사업단과 새하얀청소용역, 희망집수리, 운동화빨래방, 헬스장(구구팔팔), 희망어구, 빙그레산업(주낙줄정비) 등 6개의 자활기업이 있으며, 가사간병방문서비스, 노인돌봄기본서비스, 노인돌봄종합서비스, 독거노인응급안전알림서비스, 무료직업소개소 등 사회서비스사업 공급기관으로써의 자리매김을 해 오고 있다.

노자의 도덕경 8장을 보면 “上善若水(상선약수) / 水善利萬物而不爭(수선리만물이부쟁) / 處衆人之所惡(처중인지소오)”(이하생략) 다시 말해 “가장 착한 것은 마치 물과 같다 /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않고 / 모든 사람이 싫어하는 낮은 자리로 흘러간다”고 했다.

물의 특징은 연대성이다. 우리 주변의 가난한 이웃들이 ‘나’이고, 곧 ‘우리’이다. 최저 임금도 못되는 일당에 오늘도 몸을 맡기고 땀 흘리는 참여 주민들이 ‘나’이고 ‘우리’일 때에 공동체로서의 꿈과 희망이 만들어 지게 된다. 그러기 위해서 자활사업을 선도해 나갈 수 있도록 센터는 더욱 역량을 배양해야 할 것이며, 지금까지 자활사업에 보여 진 정보와 협력 차원에서 자활의 가치를 브랜드화 하고 자활상품과 서비스 고객(지역주민)이 연대를 이루어 나아가고자 한다.

우리 지역의 복지증진과 저소득 주민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 지역자활센터만으로는 어렵다. 민·관이, 관·민이 파트너를 이루어 지자체의 협력과 많은 관심과 격려를 아끼지 않으신 분들과 함께 능동적 복지를 위해 질 좋은 복지를 제공할 수 있도록 시장경쟁에서도 최고가 되겠으며, 서비스의 분배도 가장 효율적으로 이뤄지도록 하겠다.

오늘도 우리는 따가운 태양 아래 맑고 푸른 해풍의 마사지를 받으며 탐스럽게 영글어 가는 청완해농장의 아로니아와 참다래(키위)를 지키기 위해 새들과의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눈부시게 파아란 하늘을 보니, 빨갛게 물든 단풍이 그려지며 내 마음은 불이 되어 활활 타오른다. 참여주민과 함께 내세운 슬로건이 부끄럽지 않도록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내 일(My job)을 통한 내일의 행복’을 만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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