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실 수습기자

“저기 바다에 돌이 왜 쌓여 있는 줄 알아?”

“그러게 웬 돌이 쌓여 있지?”

“저게 바로 밀물과 썰물을 이용해 물고기를 잡는 전통적인 방식이야”

“아 그렇구나, 그럼 저걸 뭐라고 부르는데?”

“글쎄, 저기 현수막에 ‘휘리체험’이라고 적혀있네”

도락리 앞바다를 지나던 관광객의 대화가 흥미롭다.

사실 그들의 대화 속 주제는 바로 ‘독살’이라는 전통방식의 물고기잡이다. 독살은 육지를 향해 ‘ㄷ자’ 혹은 ‘원’ 모양으로 갯벌에 1.5m 정도의 담을 쌓고 밀물 때 돌담 안으로 들어온 고기가 썰물 때 나가지 못하게 하여 물고기를 잡는 방식이다.

현수막에 적혀있는 ‘휘리체험’은 휘리그물을 이용한 전통 물고기 잡이로 돌담을 이용한 독살과는 명확히 다른 고기잡이 방식이다. 그럼에도 관광객들이 ‘독살’을 보고 ‘휘리’라고 착각하는 이유는 관광안내시설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청산도는 ‘독살’이외에도 돌을 쌓아 만든 우실무덤, 일종의 풀 무덤인 초분 등 흔하게 접하지 못하는 문화를 지니고 있었지만 이에 대한 안내시설은 부족했다.

청산도에는 주민들로 구성된 문화관광해설가가 있지만 이용하기 위해서는 20인 이상의 인원이 일주일 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 해설가가 탑승해 안내하는 투어버스는 하루 2회(9:00, 13:10) 운행하며 청산도 곳곳을 둘러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버스에서 하차할 수 있는 관광지가 서편제 길과 상서리, 그리고 동촌리 돌담길로 3군데, 각 20분의 시간제한이 있다. 단체로 청산도를 찾는 관광객도 많지만 가족, 친구들과 함께 여행하는 소규모 관광객들이 청산도의 문화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더욱 다양한 안내방법을 개발하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전라남도가 관광객 5천만시대 조기 실현과 관광 이미지 개선을 위해 (사)우리글진흥원의 도움을 받아 지역 문화관광시설 안내․해설판을 대대적으로 정비하고 있는 시점에서 아시아 최초로 슬로시티로 선정된 청산도의 보다 세심한 정비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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