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도의 미래(동력)를 찾아서…⑥톳

 

톳은 갈조식물문(褐藻植物門 Phaeophyta) 모자반과(―科 Sargassaceae)에 속하는 다년생 식물이다. 겨울에 자라기 시작해 이듬해 봄이 되면 30~100㎝까지 자란다. 몸은 암수 딴 그루이고 섬유상의 헛뿌리가 나와 단단하게 바위에 붙어 자라며, 원기둥 모양으로 곧추서는데 한 번 깃털 모양으로 가지를 낸다. 번식은 유성생식과 영양번식으로 한다. 한국·중국·일본에만 분포하는데 파도의 영향을 받으며 경사가 완만하고 울퉁불퉁한 바위 위에서 무성하게 자란다. 채취해 식용으로 쓰며, 천연조미료로서의 가치가 높은 해조류이다.

국내에서 생산된 톳은 90% 이상 일본으로 수출되고 있다. 톳은 완도를 포함한 진도, 제주도에 서식하고 있다. 사슴의 뿔과 꼬리를 닮았다고 해서 '녹미채'라고도 불린다. 이러한 톳은 전국 생산량의 40%가 완도산이다.

국내에서는 식탁에 오르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운 톳이지만 일본의 초·중·고등학교에서는 주 2회 이상 학교 급식에서 우유 대신 톳을 의무적으로 제공하고 있는 것은 물론 매년 9월 15일을 '톳의 날'로 지정해 톳 섭취를 국가적 차원에서 적극 권장하고 있다. 이는 일본이 일찍이 ‘바다의 불로초’라 불리는 톳의 효능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1953년부터 1959년에 걸쳐 규슈 구마모토 현 미나모토 현에서 발생했던 괴질인 ‘미나마타 병’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처음에는 물새들이 방향을 잡지 못하고 하늘에서 떨어지는가 하면 고양이들이 미친 듯이 제자리를 돌며 거품을 무는 증상을 보이더니, 급기야 마을 주민들까지 사지가 마비되며 통증과 오한, 두통, 시각장애, 언어장애 등을 겪게 된 것이다. 이는 미나마타시 인근 신일본질소비료 공장에서 배출한 폐수에 포함된 메탈수은이 원인으로 어패류, 동물, 사람에게까지 점차 수은이 농축돼 신경장애를 일으킨 때문이었다.

이후 수은농도가 정상으로 돌아오는 데는 40년이 걸렸고 미나마타병에 걸린 사람들의 2세에게도 동일한 증상이 나타나는 등 피해는 계속됐다. 이러한 가운데 일본은 톳에 들어있는 알긴산 성분이 농약, 중금속 등의 배설을 촉진하는 효과로 해독작용을 얻게 하는 효능을 발견하고 톳 섭취를 적극 권장하기에 이르렀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뒤늦게 이러한 톳의 효능이 알려지며 각광받고 있다. 지난 3일 방송된 MBN의 천기누설에서는 혈압을 낮춰주는 바다의 불로초로 ‘톳’이 소개돼 관심을 집중시켰다. 우리 몸속의 온갖 유해물질을 흡착해 체외로 배설시키는 디톡스 효과는 물론 특히 과다하게 섭취한 염분으로 인해 남은 장 속의 여분의 나트륨을 배설시켜 고혈압 등 성인병 예방 효과까지 뛰어나다는 것이다.

또한 톳은 다시마의 20배에 이르는 식이섬유 함유로 배변을 촉진하고 숙변을 제거해 변비 해결 및 다이어트 효과는 물론, 성장기 어린이들에게 꼭 필요한 칼슘 함유량 또한 우유의 16배에 달하며, 철분은 우유의 550배에 이르며 민물장어의 20배에 달하는 아연까지 풍부하게 들어 있어 온 가족 건강식품으로 손색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4월 완도군이 성공리에 마친 해조류박람회는 이 같은 바람직한 모델을 보여 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군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국민식탁에 해조류를 올릴 방법을 찾다가 박람회를 생각하게 됐으며, 지혜를 짜내 군민과 향우들의 도움으로 성공리에 행사를 마쳤다.

한 달 여 기간 중 열린 해조류박람회는 완도군의 비교우위 해양자원인 해조류의 무한한 가치를 제시하고 미래성장 산업의 동력으로 삼는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따라서 박람회를 밑거름으로 산업화를 위한 향후 연구개발과 국가적 지원 등 후속대책이 더욱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콘텐츠 구성에 한계를 보이기도 했지만 각종 전시 체험 프로그램 등은 어린이와 학생들에게 인기를 끌었으며, 다양한 해조류 요리에 주부들의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의미 있는 것은 해조류의 산업적 가치를 알리고 소비 대중화를 확산시키기 위한 메시지 전달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톳을 포함한 김, 미역, 다시마 등 해조류는 1960∼70년대 완도경제의 근간을 이뤘고 지금도 전국 해조류 생산량의 45%를 점유하고 있는 등 비중이 매우 크다. 해조류로서의 가치가 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주변 환경여건과 식생활 패턴 변화 등으로 관심이 부족했던 것이다.

지난 40여 년 동안 고비용 저효율 유통체계로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했던 해조류산업 시장은 1조원 대를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관세청이 상반기(6월 기준) 수산물수출입통계의 주요 양식품목 수출입 동향을 보면 수출은 톳이 900만달러에서 1천만달러로 11.1%가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제주도는 해조류 산업을 지역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기 위해 톳 양식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은 톳 자원 회복을 위한 증식과 양식 개발 연구를 추진하기 위해 우선 톳 자원을 증식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해 7월 갯녹음이 발생한 조간대 구역을 대상으로 갯닦기한 후 톳 수정란을 살포한 결과, 톳 군락지 형성에 이르기까지의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으나 착생 가능성을 확인했다.

연구원은 올해 정확한 톳 포자방출 시기에 맞춰 생산한 수정란을 살포할 경우 효과가 높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조간대 주변 해면 및 간석지 등 미이용 공간을 이용한 톳 양식기법을 개발해 새로운 어촌계 소득원을 발굴할 계획으로 양식시험을 추진하고 있다.

국민들에게 해조류 가치를 인식시키고 소비촉진에 크게 기여하기 위해서는 우리고장에서 생산된 톳을 포함한 각종 해조류산업을 지역성장 동력으로 발전시켜야 나아가야 한다. 탄탄한 재정력을 갖춘 잘 사는 지방자치단체로 발돋움하려면 차별화된 지역 특화산업 육성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비교우위 자원을 바탕으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면 일자리가 늘어남은 물론 지역경제도 건실해지기 때문이다. 우리군의 주요 해조류 양식산업 중 하나인 톳산업의 경쟁력을 어떻게 강화할 것인가를 고민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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