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고 많은 완도의 지명 중 하필이면 상왕산을 처음 이 코너의 첫 대상으로 꼽은 것은 그 것이 완도의 대표적인 산임에도 불구하고 멀쩡한 산 이름은 사라진 채로 높이 644m로 최고봉인 상황봉(像皇峰:644m)이나 백운봉(601m), 쉼봉(심봉:598m), 업진봉(544m), 숙승봉(461m) 등 5개 봉우리 이름으로만 불리기 때문이다.

또 전국의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산 정상에서 만끽할 수 있는 다도해의 절경 때문에 변치 않은 사랑을 받고 있음에도 우리 고장의 명산이 이름조차 제대로 알리지 못하고, 백과사전이나 인터넷에 검색된 상왕산 관련 자료들이 제각각 소홀히 취급되고 있는 현실이 부끄럽기도 한 때문이다.

≪두산백과사전》은 ‘높이는 644m로, 상황봉(像皇峰:644m)을 중심으로 숙승봉(534m), 업진봉, 백운봉(600m), 쉼봉(심봉:600m)등 봉우리 5개가…’라고 상왕산 최고봉인 상왕봉 포함한 5개 봉우리의 높이를 모두 잘못 표기하거나 아예 누락하고 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이 펴낸 ≪한민족문화대백과》는 ‘완도의 상황봉(象皇峰, 644m)·백운봉(白雲峰, 600m)·숙승봉(宿僧峰, 432m)…’이라고 3개 봉우리만 표기한 채 아예 상왕산 이름을 언급조차 않고 있으며, ≪한국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인터넷판에서도 완도 상왕산을 검색하면 서산 상왕산과 가야산의 또다른 이름인 상왕산이라 소개된다. 다른 산 이름인 이 둘 다 한자명도 같다.

완도 중심부인 상왕산 최고봉에서 푸른 다도해 너머 제주도를 보는 희열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기쁨이다. 울창한 난대림 숲길을 따라 오르내리는 등산로 길목에는 장좌리 장보고 유적지로부터 당인리 허사겸 유적, 숫가마터 등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장보고 대사의 죽음으로 851년 청해진 거주민 전북 김제로 강제 이주됐다가 1351년에야 다시 들어와서 그 기슭에 터 잡아 살기 시작한 이 곳 완도의 주산 상왕산이야말로 우리가 가장 먼저 기억해야 할 지명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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