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 환경오염물 바다로 유입 … 적조 원인 대책마련 ‘시급’

▲ 적조는 일조량, 수온, 염분, 영양염류 등 적조생물의 대량번식에 알맞은 해양환경이 조성되어야 나타나기 때문에 여름철에 크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 8월 15일 신지 송곡 방면에서 최초로 발생된 적조가 지난 5일에는 보길도까지 퍼져 완도 전 해상으로 확대됐다. 결국, 지난 8일 기준 신지면과 약산면, 생일면 등 3개 면 11개 육상 양식수조에서 기르던 넙치 36만6천332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집계돼 어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완도 전 해역에 넓게 번져나던 적조의 밀도가 다소 완화돼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서도 어류양식장이 많은 완도읍, 군외면의 내만에서 적조가 새롭게 관찰되기도 했다.

다행히 22일 현재 완도 해역의 적조 상황은 소멸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상당 기간 완도 어민들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적조의 원인과 대책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편집자 주>

현재로는 적조 발생 원인이 일차적으로 계속된 폭염에 있다는 게 지배적인 견해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적조 발생 원인은 육지에서 마구 흘려보내는 환경오염물질에 있다. 최근에는 기후 온난화 현상으로 전 세계적으로 유해성 적조나 녹조현상이 고밀도로 발생해 장기간 지속하는 특성을 보이고 있다. 바다는 이제 오염물질을 정화할 수 있는 한계에 달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적조현상(red tide)이란 식물성 플랑크톤의 대량 번식으로 바닷물의 색깔이 적색, 황색, 적갈색 등으로 변색되는 자연 현상이다. 적조발생원인은 1차적으로 적조생물의 에너지원인 영양염류가 풍부하고, 적당한 수온과 염분이 유지될 때 발생된다.

적조는 일조량, 수온, 염분, 영양염류 등 적조생물의 대량번식에 알맞은 해양환경이 조성되어야 나타나기 때문에 여름철에 크게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8~10월 중 대규모 유해성 적조가 발생하는 이유는 적조 플랑크톤의 광합성에 필요한 풍부한 일조량 및 높은 수온과 염분에서 잘 자라는 생물특성 때문이다.

적조 방제대책은 황토살포나 화학적 방제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육지에서의 오염을 감소시키기 위한 노력을 제일 우선으로 해야 한다. 미국이나 호주, 일본 등에서 육상으로부터의 오염부하량 총량규제와 환경개선 등의 노력으로 녹조 개선에 성공한 사례다.

적조 방제를 위해 황토가 효과가 '있다' '없다' 또는, '그나마 황토밖에 없다'는 황토 살포 논란이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적조 방제를 위한 황토 살포는 1970년대와 80년대 일본 과학자들이 점토가 적조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이래 1996년 이후 국내 살포가 시작됐다.

황토는 적조 생물인 코클로디니움과 흡착해 가라앉거나 적조생물의 외부 점액질 부분 이음쇠를 끊어지게 하면서 번식 억제 효과를 보인다. 하지만 적조생물에게 필요한 영양소를 함께 공급하는 효과가 있다는 보고 등이 있고, 황토 살포를 시작한 일본에서조차 살포를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적조 현상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많은 국가가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문제다. 특히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최근 수 십 년간 적조발생 국가가 현저히 늘어났고 발생범위도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대응방식은 국가별로 적지 않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미국·일본 등 외국의 대응사례를 통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취해야 할 예방 및 방제 방향은 무엇일까.

▲ 지난 8일 신지, 약산, 생일 등 3개 면 11개 육상 양식수조에서 기르던 넙치 36만6천332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등 외국은 예방 기술개발에 역점

해양수산부 자료에 따르면 최근 우리나라 연안에서 주로 발생하는 적조생물인 ‘코클로디니움’은 이웃나라인 일본과 중국은 물론, 동남아(호주 포함)·중동 심지어 미국과 유럽 앞바다에서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적조발생 시 대응방식은 국가별로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우선 미국·유럽·호주 등과 같이 수산양식업이 성행하지 않는 국가에서는 방제대책보다는 적조가 발생하기 이전에 미리 막는 기술 개발에 역점을 두고 있다. 적조발생예방을 위한 연안오염 저감과 적조의 조기 탐색기법 등이 대표적인 기술이다.

양식업이 성행하면서 적조피해가 빈번히 발생하는 일본에서는 ‘세도(瀨戶) 내해 특별조치법’ 등 적조발생 억제를 위한 연안오염저감 정책을 펼치는 한편, 적조가 발생했을 경우에는 산소공급, 가두리 이동·침하, 점토살포 등 피해최소화 조치를 적극 취하고 있다.

적조생물의 출현정보를 예측할 수 있는 자동관측시스템도 잘 구축돼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분자생물기법을 이용한 적조생물 탐색과 독소진단 관련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법을 활용할 경우 앞으로 연안에 설치된 자동관측장비(적조생물 종별 감지센서 부착)를 통해 사무실에서 적조생물 출현정보를 자동으로 수신함으로써 선박 등을 이용한 현장조사를 수행하지 않고서도 적조와 패독 등을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황토 활용한 방제기술은 한국이 ‘최고’

이처럼 적조 발생을 사전에 방지하거나 관측하는 기술 개발에 몰두하는 외국과는 달리 우리나라 적조 방제는 황토살포 등을 통한 방제대책 기술이 다른 국가에 비해 앞서 있다.

우리나라는 1995년 대규모 적조 발생 이후 전국적인 적조감시체계가 구축됐고, 황토를 이용한 적조방제도 실시되고 있다. 특히 ‘코클로디니움’ 확산을 막기 위한 황토방제 기술과 관련해서는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가장 선진적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황토방제기술은 외국에 전수되기도 했다. 2009년 대규모 코클로디니움 적조가 발생해 수산피해가 컸던 이란과 오만은 우리나라에 적조전문가 파견을 요청해 황토방제기술 자문을 받았고, GEOHAB·PICES 등 적조관련 국제기구에서도 ‘코클로디니움’ 적조에 대한 한국의 연구결과와 방제사례가 주로 이용되고 있다.

전남해양수산과학원 관계자는 “적조문제는 완도군에만 국한되지 않고 인근 지방자치체와 공동현안 문제로 대두되는 경우도 많다”면서 “최근 들어 빈번하게 발생하는 적조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인근 지방자치단체와의 적조정보에 대한 공유와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공동대응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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